[시사뉴스 강철규 기자] ‘사랑하는 친지의 죽음은 모두 고통스럽다. 그 죽음이 예상되었던 것이 아니면 더욱 고통스럽다. 만일 죽은 사람이 내 자식이라면 그건 믿을 수 없을 만큼의 고통이다. 하지만 내 아이의 죽음을 막을 수도 있었음을 안다면 이 죽음은 미쳐버릴 정도의 고통이다...’
세월호 참사로 가족을 잃은 고통과 슬픔을 절절히 묘사한 글이 독일의 인터넷 매체에 실려 관심을 끌고 있다.
외신전문사이트 뉴스프로는 2일 독일의 온라인신문 ‘페어플라넷(FAIRPLANET.ORG)’에 게재된 ‘세월호 참사: 진실을 위한 싸움 – 우리 아이들이 왜 죽어야했는지 알기 원한다’는 기사 전문을 번역 소개했다.
이 기사는 독일계 한인인 정옥희 기자가 작성한 것으로 ‘세월호 유가족들이 극한의 슬픔과 고통속에서도 진상규명을 위해 목숨을 건 싸움을 하고 있다는 사실을 전하고 있다. 기사는 가족들이 왜 자신의 아이들이 죽어야 했는지를 알고 싶어하고 왜 가족들이 특별법을 요구하며 싸우는지를 이야기 한다.
희생자의 아버지 한재창씨는 페어플라넷과의 인터뷰에서 “처음에는 사고에 대해 전혀 걱정하지 않았다. 승객 전원 구조라는 언론 보도가 있었다. 진도로 곧바로 운전했고, 내 딸이 위험에서 벗어났다고 전적으로 확신했다. 하지만 거기 도착했을 때, 어디에서도 내 딸을 찾을 수 없었다”고 말했다.
페어플라넷은 “부모들은 자녀들이 배와 함께 깊고 차가운 바다 속으로 가라앉았다는 것을 알게 됐다. 승객 전원 구조라는 말은 잔인한 거짓말이었음이 밝혀졌다”면서 “끔찍한 사고이후 아이들의 죽음과 더불어 부모들의 삶은 완전히 달라졌다. 지난 넉달 동안 부모들은 사고의 원인에 대한 진실을 밝히기 위해, 그리고 어떻게 구조노력이 완전히 실패할 수 있었으며 왜 아이들이 죽어야만 했는지를 밝히기 위해 싸워왔다”고 전했다.
이어 “우리는 정부가 답을 주기를 기다려왔지만, 우리가 깨달아야 했던 건 정부는 아무것도 한 것이 없고, 우리가 진상규명을 기다리고 있기만 한다면 정부는 앞으로도 아무것도 하지 않을 것이라는 것”이라며 유가족들이 특별법을 요구하는 배경을 설명했다.
페어플라넷은 “우리는 아무 것도 할 수 없었다. 우리 아이들은 바로 우리 눈앞에서 죽어갔다.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소한의 일이란 진실을 밝혀 아이들이 왜 죽어야만 했는지 알리는 것”이라는 한 희생자 엄마의 절규는 한국이 여전히 이들에게 빚을 지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고 글을 맺었다.
저널리즘의 독립과 인권을 위한 비영리 매체인 페어플라넷은 1996년 독일에서 창간됐으며 주로 인권문제에 관한 영향력 있는 글들을 게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