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김기철 기자] 오는 19일 개막하는 2014인천아시안게임에 북한의 참가는 남북한 관계 개선에 기여할 것으로 보여 관심을 모으고 있다.
북한은 2012년 부산아시안게임에 이어 12년 만에 주요 국제 종합대회 출전을 위해 다시 한국을 찾는다.
1986년 서울아시안게임에 불참했던 북한은 1998년 방콕아시안게임부터 5회 연속 아시아의 스포츠 대제전에 참가해 왔다.
북한은 지난달 13일 OCA(아시아올림픽평의회)에 인천아시안게임 명단 엔트리를 제출했다. 북한은 축구(남녀)·수영·양궁·육상·복싱·유도·체조·사격·탁구·역도·레슬링·공수도·카누·조정 등 14개 종목에 선수 150명(남 70·여 80) 규모의 선수단을 파견할 예정이다.
당초 파견키로 한 북한 응원단은 지원 문제 등으로 남북한간에 이견을 보여 불발됐다.
이번에 출전하는 북한 선수단은 규모와 선수 기량면에서 눈여겨 볼 점이 많아 관심을 끌기에 충분하다.
북한 체조의 간판 리세광은 개인전과 단체전에 모두 출전해 한국의 양학선과 맞대결을 펼친다.
전통적인 강세 종목인 여자탁구에는 리명순·리미경·김송이·김정·김혜성 등 5명이 출전한다.
남자축구는 스위스 FC바젤에서 뛰고 있는 박광룡을 주축으로 20명이, 여자축구는 라은심과 김은주 등 18명이 출전한다. 북한의 남자역도는 56㎏와 62㎏급에서 주목을 받고 있다.
북한은 이번 인천아시안게임에서 10개 이상의 금메달을 목에 걸어 종합 10위권 진입을 노리고 있다.
한국은 90개 이상의 금메달을 획득해 중국에 이어 종합 2위를 목표로 하고 있다. 한국은 총 1068명의 선수단을 파견한다. 역대 최대 규모다.
남북한이 장내에서 열띤 경쟁을 벌일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북한 응원단 파견은 아쉽게 불발로 끝났다. 남북한의 개폐회식 공동입장도 성사되지 않은데다가 북한 응원단마저 볼 수 없게 돼 아쉬워하는 분위기다.
그렇지만 북한의 대회 참가 자체에는 큰 의미를 부여할 수 있다. 남북한의 경색된 분위기에서 한줄기 돌파구가 되어 줄 것으로 보여진다.
남북한은 지난 1991년 4월 일본 지바탁구선수권대회에서 단일팀을 이뤄 중국을 물리치고 여자단체전 금메달을 수확했고, 같은 해 7월 제6회 세계청소년축구대회(포르투갈)에서는 8강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단일팀 '코리아'를 통해 남북한 관계 개선과 함께 같은 민족임을 다시 한 번 일깨우는 계기가 됐다. 이때만 해도 남북한의 스포츠 교류는 급물살을 타며 꾸준히 지속될 것으로 예상됐다.
그러나 더이상의 진전은 없었다.
2000년 시드니올림픽과 2004년 아테네올림픽 개회식 때 공동입장한 것이 전부였다. 그뒤 2008베이징올림픽과 2012런던올림픽 등에서 남북한 단일팀, 공동입장 문제가 이야기만 오갔을뿐 정치 문제로 인해 결실을 맺지 못했다.
이번 인천아시안게임을 앞두고서도 마찬가지였다.
북한은 최근 남한의 을지프리덤가디언(UFG) 훈련 등을 맹비난했고 응원단 또한 파견하지 않기로 했다.
스포츠는 인종과 이념을 초월해 인류의 평화와 화합에 기여하는 순기능적인 측면을 지니고 있다.
박순호 한국선수단장은 "(남북이)조화를 잘 이뤄 슬기롭게 아시안게임을 성공리에 마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며 "이번 인천아시안게임이 여느 대회보다 역동적이고 생기있는 대회가 되고 남북한 체육의 화합의 장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번 인천아시안게임에서 남북한이 선의의 경쟁을 통해 감동적인 드라마를 연출하고 한민족이 함께 웃고 즐기고, 남북한 모두가 좋은 성과를 올리면서 서로에게 좋은 인상을 남길 수는 없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