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의 꿈이 마침내 이뤄졌다. 인천이 17일(한국시간) 경쟁도시 인도 뉴델리를 물리치고 40억 아시아인의 축제인 2014년 하계 아시안게임 개최지로 확정됐다. 대구시가 2011년 세계육상선수권대회를 유치한 데 이어 또 한번의 한국스포츠 외교의 쾌거다.
셰이크 아메드 알-사바 아시아올림픽평의회(OCA) 회장은 이날 오후 10시10분쯤 쿠웨이트 쿠웨이트시티의 J W 메리어트호텔에서 열린 제26차 OCA 총회에서 "인천이 제17회 하계 아시안게임 개최지로 결정됐다"고 발표했다. 인천은 후보도시별 득표 결과 32표를 얻어 예상치를 훨씬 밑도는 13표에 그친 뉴델리에 압승을 거둔 것으로 확인됐다.
이로써 한국 스포츠는 지난 3월말 케냐 뭄바이에서 대구가 세계 3대 스포츠제전인 세계육상선수권을 유치한 데 이어 하계아시안게임까지 스포츠강국으로서의 면모를 재확인했다.
한국이 하계아시안게임을 유치한 것은 지난 1986년 서울, 2002년 부산에 이어 이번 인천까지 역대 3번째다. 이로써 한국은 아시아국가 중 2번째로 최다 아시안게임 개최국가가 됐다.
지난해 카타르 도하에서 15회째 아시안게임이 열린 가운데 태국 방콕이 총 4회로 최다이며 일본이 오는 2010년 광저우 대회를 여는 중국과 함께 2회로 3위다.
더욱이 지난달 대구가 하계올림픽, 월드컵 축구와 함께 세계 3대 스포츠 이벤트로 꼽히는 세계육상선수권 2011년 대회를 유치한 데 이어 인천이 국제 종합대회 개최지로 선정됨으로써 한국 스포츠 재도약의 발판을 마련했다는 평가다.
한편 이날 오후 6시부터 인천시청 앞 미래광장에 모인 시민 2000여명은 개최지 확정 순간 일제히 감격의 환호를 지르며 서로를 얼싸 안았다. 광장 곳곳에서는 태극기가 휘날리고 광장 주변 아파트 단지에서도 함성 소리가 울려 퍼졌다.
광장 중앙에 설치된 대형 전광판에는 '경축! 2014 아시안게임 인천유치 성공' 이란 자막이 계속 깜박였고 기쁨을 이기지 못한 일부 시민들은 눈물을 훔쳤다. 밤하늘에는 기다렸다는 듯 수백발의 불꽃이 요란한 소리와 함께 화려한 수를 놓았고 천지를 가를 듯한 웅장한 북소리는 흥분과 감동을 더욱 고조시켰다. 시민들은 당초 예상보다 늦어진 발표로 인한 긴장감과 초조함은 뒤로한 채 유치를 따낸 기쁨을 만끽했다.
김동기 행정부시장은"아시안게임 유치는 인천시민의 성원과 열망이 이뤄낸 쾌거"라며 "아시안게임 주 경기장이 될 문학경기장 시설이 세계 최고의 수준인 데다 자원 봉사자들이 줄을 이을 것으로 예상돼 성공적 개최를 의심하지 않는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