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미국 버지니아 공대 총격사건의 용의자가 한국 국적자로 드러남에 따라 충격속에서 미국내 한국교포들에 대한 안전 확보에 만전을 기하기로 했다. 특히 외교부 관계자들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한 채 18일 새벽까지 이 사건이 한미 외교관계, 재미 교포들에게 미칠 영향을 논의했다.
외교통상부는 이날 밤 미국 국민들에게 깊은 애도를 전하는 한편 현지 교민의 안전 대책 마련에 착수했다. 외교부는 공식 입장 표명에 앞서 송민순 외교통상부 장관은 관련국에 즉각 비상회의 소집을 지시했고 앞으로 미칠 파장에 대한 대책 마련에 나섰다.
조병제 외교부 북미국장은 이날 밤 긴급 브리핑을 통해 '정부는 버지니아 공대 총격 사태에 대해 형언할 수 없는 경악과 충격을 표하며, 희생자들과 유족들, 미국 국민들에 대해 깊은 애도를 표현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외교부는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현지 교민의 안전 대책 마련을 미국 전체 공관에 지시했다. 아울러 주미대사관 등과의 긴밀한 협력을 위해 차관보를 반장으로 하는 긴급대책반을 구성했다.
외교부는 이날 오후 늦게 미 국토안보부로부터 한국계 영주권자가 유력한 용의자로 보인다는 정보와 함께 개략적인 신상 정보를 전달받았다. 이후 미국 측은 용의자가 1984년생인 조승희씨라고 확인해 주었다.
외교부에 따르면 조씨는 지난 92년 부모와 함께 미국으로 건너간 후 계속 거주해 왔고, 현재 그의 부모는 페어팩스 카운티 내 센터빌에 살고 있다. 외교부는 아직 범행 동기나 병력 여부는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그러나 용의자인 조씨가 미국에서 오래 거주한 만큼 무차별적인 한국인 대한 인종적 편견이나 갈등으로 비화돼서는 안된다는 입장을 분명히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