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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동에서도 괜찮았는데"…넥센 불펜 조상우의 성장통

김기철 기자  2014.08.02 22:4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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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뉴스 김기철 기자] 올 시즌 프로야구 넥센 히어로즈의 승리조로 맹활약하고 있는 조상우(20)는 1일 잠실 LG전을 쉽게 잊을 수 없을 것 같다.

이날 넥센의 두 번째 투수로 마운드에 오른 조상우는 3-2로 앞섰던 7회말 LG 정성훈에게 역전 투런포를 얻어맞았다.

3구째 슬라이더가 손에서 빠지면서 제대로 회전이 걸리지 못한 채 가운데로 몰렸고 정성훈은 이를 놓치지 않고 잠실구장 왼쪽 담장을 넘어가는 투런 홈런으로 연결했다.

지난해 프로무대를 밟은 조상우의 데뷔 후 첫 피홈런이다. 조상우는 이날 경기 전까지 프로에서 29차례 등판해 단 한 개의 홈런도 내주지 않았다.

30일 잠실 LG전에 앞서 만난 조상우는 스스로도 아쉬운 기색이 역력했다.

그는 "슬라이더를 던지려고 했는데 손에서 빠지면서 안 꺾이고 가운데로 들어갔다"며 "(구장이 작은) 목동에서도 괜찮았는데…"라고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

서화초 1학년 때부터 야구를 시작한 조상우는 "초·중·고를 통틀어 공식경기에서 생애 처음으로 맞은 홈런이다"며 "종전 유일한 홈런은 지난해 시범경기 때 김태균(한화) 선배님께 맞았다"고 털어놨다.

이어 "이미 홈런은 맞은 것 아닌가. 어쩔 수 없다"며 스스로를 다독였다.

하지만 잃은 것만 있었던 것은 아니다. 조상우는 "볼배합의 중요성을 느꼈다"고 밝혔다.

그는 "타자에 대한 공부를 더 많이 해야 한다고 느꼈다. 볼배합의 중요성을 느끼게 된 좋은 계기였다"고 털어놨다.

넥센 염경엽(46) 감독은 "조상우가 처음에 직구 2개를 던졌을 때 정성훈의 움직임은 전혀 없었다. 결국 변화구를 노리고 있었다는 것"이라며 "조상우가 볼배합에 대해서 많이 생각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격려했다.

프로데뷔 2년차인 조상우는 올 시즌 영점잡힌 강속구를 주무기로 넥센 마운드를 든든히 지키고 있다. 올해 25경기에 나와 3승1패 6홀드 방어율 2.72의 호성적을 기록 중이다.

비록 연속 무 피홈런 기록은 아쉽게 깨졌지만 한참 성장하고 있는 '영건' 조상우에게 커다란 교훈이 된 것은 분명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