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이상미 기자]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은 16일 서울 소재 일반고 교장들과 만나 “모든 일반고를 자사고 수준으로 '상향 평준화'하겠다”고 밝혔다.
조 교육감은 이날 오후 서울 종로구 시교육청에서 열린 일반고 교장들과의 간담회에서 “'일반고 전성시대'를 만드는게 핵심 공약인 만큼 정말 확고하게 추진할 것”이라며 “자사고 정책을 대대적으로 전환하는 것도 일반고 전성시대를 만들기 위한 부분 정책”이라고 말했다.
이어 “자사고를 폐지한다고 해서 일반고로 ‘하향 평준화’하겠다는 것이 아니라 일반고를 강화해 자사고가 존재하지 않아도 되는 현실을 만드는 것이 꿈”이라며 “자사고에 대한 여러가지 실험 중 좋은 것은 수용해 궁극적으로는 일반고가 공교육 체제의 확고한 중심에 서도록 하겠다”고 거듭 강조했다.
그는 “서민의 자녀들이 다니는 일반고에서 아이들이 마음놓고 자유로운 교육을 받고 원하는 대학에 가고 꿈과 끼를 펼치며 능력을 실현하는 교육을 만들고 싶다”면서 “이러한 꿈을 제도로 실현해가는 과정에 여러가지 고민이 있다. 부족한 부분은 질책하고 여러가지 제안이 있으면 기탄없이 해달라”고 부탁했다.
이날 간담회는 ‘일반고 전성시대’의 발전방향을 모색하기 위해 마련된 자리로 서울 소재 일반고 중 32곳의 교장들이 참석했다. 이들은 일반고 황폐화의 원인으로 자사고의 학생 선발권과 전·편입학을 꼽으며 “자사고의 선발권을 제한하거나 폐지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냈다.
남부지역의 A교장은 “자사고와 똑같이 출발할 수 있도록 학생을 뽑을 선발권을 주던지 해야 한다”고 주장했고 B교장도“학생을 뽑는 경쟁이 아니라 가르치는 경쟁을 하도록 해야 한다"며 "똑같은 조건에서 출발해야 입시 경쟁을 같이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고교 선택제’에 대한 문제도 언급됐다. 일반고 교장들은 “선호도가 낮은 학교의 경우 출발점부터 불리할 수 밖에 없다”며 “지역여건이나 학교시설, 단성 및 남녀공학 등 변수를 고려해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일반고 전성시대를 위해서는 학생 구성원의 다양한 수준과 희망에 따른 지원 정책이 추진돼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C교장은 “교육과정의 자율권과 예산지원도 중요하지만 구성원 중 특히 학생들의 안배가 가장 중요하다”며“직업교육 위탁생의 수용 능력을 확대하고 학업·직업에 뜻이 없는 돌봄이 필요한 학생들을 위한 혁신학교가 필요하다”고 제시했다.
이에 대해 조 교육감은 “자사고 선발권 제한 문제는 많이 고민하고 있고 고교 선택제는 일반고에 영향이 많다는 의견이 있었다”며 “학업을 중시하는 학생과 진로직업을 중시하는 학생, 돌봄이 필요한 학생 등의 유형에 따른 방안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자사고도 수만 명의 문제이기 때문에 쉽지 않다”며 “자발적인 일반고 전환을 유도해야 한다. 그 수단이 바로 중점학교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조 교육감은 지난 14일 자사고 교장들과의 간담회에서“일반고로 전환을 원하는 자사고에 대해 할 수 있는 다양한 지원을 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