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김한나 기자] 브라질월드컵 6일째, 경기상황을 전하는 그라운드 밖 해설위원들의 경쟁도 열기를 더하고 있다. 이 중 돋보이는 인물은 KBS 해설위원으로 나선 이영표(37)다.
오랜 경험으로 인지도와 연륜을 쌓은 SBS TV 차범근(61), '일밤, 아빠 어디가'라는 예능프로그램을 통해 대중과 친근해진 안정환(38) 송종국(35) 등과는 출발점부터 달랐다. '해설위원 이영표'는 KBS에게도, 이영표에게도 실험이고 도전이었다.
지난해 10월 현역에서 은퇴한 이영표는 브라질월드컵을 통해 해설위원으로 데뷔했다. 그만큼 그는 해설위원으로서 검증되지 않은 인물이었다.
KBS는 '우리동네 예체능' 등 자사의 예능프로그램에 이영표를 출연시키며 해설위원 알리기에 나섰지만, 월드컵은 임박해있었다. 이영표는 예능과 다큐멘터리로 대중에게 다가와 있는 경쟁 방송사의 해설위원들보다 뒤처진 상태로 출발했다.
해설위원 이영표는 스스로 가치를 입증했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를 비롯해 중동, 미국 등에서 다양한 스타일의 축구를 경험한 그는 그 경험을 근거로 경기를 내다봤고 이들 대부분이 들어맞았다. "스페인의 몰락을 지켜보게 될 것", "코트디부아르가 2대 1로 일본을 누를 것", "디디에 드로그바가 들어오면 경기 양상이 달라질 것" 등의 예상이다.
경기 시작 전 예상뿐 아니라 경기 도중 판세 분석도 날카롭다. 중계석에 앉은 것이 처음임에도 안정적으로 멘트를 구사한다는 것도 장점이다.
18일 오전 대한민국과 러시아가 벌인 조별 예선에서도 한층 자신감 있는 해설을 선보였다는 평과 함께 주목받고 있다. 특히 러시아전에 앞서 "촘촘한 러시아의 수비벽을 깰 무기가 이근호 선수", "70분까지만 0대 0으로 버티면 우리나라에 기회가 올 것"이라는 분석이 또 한번 적중하며 '예언가'로서의 입지까지 다지는 모양새다.
제작거부, 양대 노조 파업 등을 이유로 월드컵 개막 직전까지 방송 차질의 우려를 안고 있던 KBS는 반색하고 있다. 이영표가 '예언가' '작두신 영표' '문어 영표' 등으로 불리며 인기를 누리고 있고 시청률도 그에 비례해 동반 상승하고 있기 때문이다.
KBS와 시청자들은 대표팀의 경기에 앞서 이영표의 입을 주목하고 있다. 대표팀의 조별 리그 두번째 경기인 알제리전은 23일 오전 4시에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