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박철호 기자] 밀워키 브루어스의 선발 투수 요바니 가야르도가 투구가 아닌 타격으로 팀 승리를 이끌었다.
밀워키는 28일(한국시간) 미국 위스콘신주 밀워키에 위치한 밀러파크에서 열린 2014 메이저리그(MLB) 볼티모어 오리올스와의 경기에서 연장 10회 접전 끝에 7-6으로 이겼다.
5-6으로 끌려가던 밀워키는 9회말 정규이닝 마지막 공격에서 동점에 성공, 승부를 연장으로 끌고갔다.
10회초 수비를 실점 없이 넘긴 밀워키는 이어진 공격에서 2사 1루를 만들었다. 홈런 혹은 큼지막한 안타가 아니라면 승부를 끝내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었다.
밀워키는 투수 프란시스코 로드리게스의 타석이 돌아오자 대타 작전을 감행했다. 놀랍게도 밀워키가 꺼낸 카드는 전문 타자가 아닌 선발 투수인 가야르도였다.
앞서 숱한 대타 및 대주자 기용으로 야수들을 소모한 밀워키는 투수 중 그나마 타격 기술이 괜찮은 가야르도에게 타석을 맡겼다. 여기까지는 앞선 볼티모어의 고의4구 작전이 통하는 듯 했다.
가야르도는 볼티모어 좌투수 T.J.맥팔랜드를 상대로 볼 2개를 골라내더니 3구째 투심 패스트볼을 받아쳐 좌중간으로 보냈다. 쭉쭉 뻗어나간 타구는 담장을 바로 때린 뒤 그라운드로 떨어졌다.
볼티모어가 뒤늦게 중계 플레이를 시도했지만 1루 주자는 이미 홈을 밟은 뒤였다. 투수 가야르도의 끝내기 안타였다.
2007년부터 밀워키에서 뛴 가야르도는 첫 해 9승5패 평균자책점 3.67로 가능성을 보였다. 2009년부터 지난 시즌까지는 5년 연속 두자릿수 승리를 거두며 밀워키 선발 로테이션의 한 축을 지키고 있다. 올 시즌에는 2승3패 평균자책점 3.51을 기록 중이다.
가야르도의 통산 타율은 0.202로 썩 좋지 않다. 하지만 홈런을 12개나 쳐낼 정도로 장타력 만큼은 수준급이다. 이날 대타로 선택을 받아 끝내기 타점까지 올린 것도 특유의 힘 덕분이었다.
가야르도는 경기 후 결승 타점자의 자격으로 방송사 인터뷰도 진행했다. 동료들의 기분 좋은 음료수 세례까지 웃으면서 소화했다.
가야르도는 "공이 투수가 원하는 공으로 오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좋은 타격을 했다"고 소감을 밝혔다. 가야르도의 안타 때 홈까지 쇄도한 1루 주자 마크 레이놀즈는 "그는 좋은 타자이다. 빠른 공을 던지면서 좋은 타격도 하고 있다. 재미있다"고 웃었다.
예상치 못한 끝내기 안타의 주인공이 된 가야르도는 29일 재차 모습을 드러낸다. 이번에는 본업인 선발 투수로 마운드에 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