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박철호 기자] 파비오 카펠로(68) 러시아축구대표팀 감독이 한국과의 2014브라질월드컵 개막전에서 완성된 팀의 모습을 보여주겠다고 27일(한국시간) 말했다.
카펠로 감독은 26일 오후 11시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열린 슬로바키아와의 평가전에서 1-0으로 이긴 뒤 가진 기자회견에서 "아직 러시아의 장·단점을 얘기하기에는 너무 이르다. 우리 팀의 진짜 모습은 다가올 (한국과의)개막전에서 보여주겠다"고 밝혔다.
러시아는 슬로바키아를 상대로 끈끈한 조직력을 바탕으로 한 '수비축구'를 선보였다. 브라질월드컵을 준비하는 카펠로 감독의 큰 그림이 이날 경기를 통해 드러났다.
득점보다 실점 예방에 더 힘을 실었다.
러시아는 슈팅 개수에서 슬로바키아에 8개-9개로 뒤졌지만 적극적인 수비로 골문을 지켰다. 이어 후반 37분 나온 알렉산드르 케르자코프(32·제니트)의 헤딩 결승골에 힘입어 승리를 챙겼다.
카펠로 감독은 "슬로바키아를 상대로 승리를 거둬 기쁘다"며 "무엇보다도 부상자 없이 경기를 마쳤다는 점에 만족한다"고 경기 소감을 전했다.
그는 이어 "지금은 월드컵 본선을 대비해 컨디션을 끌어올려야 할 때"라며 "평가전 결과나 전술적인 운영에 신경쓰기보다는 선수들의 체력 점검에 집중하겠다"고 덧붙였다.
수비에 비해 공격력이 좋지 않았다는 지적에 대해 카펠로 감독은 "축구에서 수비 조직력은 가장 중요한 요소다. 오늘 이 부분은 매우 잘 됐다"며 "공격에서는 보완해야 할 점들이 노출됐다. 지난 주 강도 높은 훈련을 소화한 탓에 공격수들의 컨디션이 정상이 아니었다. 앞으로 더 좋은 모습을 보여줄 것이라고 믿는다"고 선수들에 대한 믿음을 나타냈다.
슬로바키아와의 평가전을 통해 러시아의 장·단점들이 분석되고 있지만 카펠로 감독은 말을 아꼈다. 조금 더 뜸을 들인 후 월드컵 본선에서 완성된 러시아를 보여주겠다고 예고했다.
카펠로 감독은 "월드컵을 앞두고 이제 평가전 한 경기를 치렀을 뿐이다. 월드컵 본선에서는 더 강한 상대들과 경쟁해야 한다"며 "아직 러시아의 장점과 단점을 얘기하기에는 너무 이르다. 저희는 더 강해지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한 번 기다려봐라. 다음달 18일 조별리그 첫 경기에서 러시아의 진짜 모습을 보여주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얀 코작(60) 슬로바키아 감독은 "오늘 경기 내내 좋은 흐름을 유지했지만 러시아의 역습 한 방에 무너졌다"며 "러시아는 균형이 잘 잡힌 탄탄한 팀이다. 특히 수비가 매우 강하다"고 러시아를 평가했다.
브라질월드컵에서 한국·알제리·벨기에와 함께 H조에 속한 러시아는 오는 31일 노르웨이 오슬로에서 노르웨이와 평가전을 갖고 다음달 7일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모로코와 마지막 평가전을 치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