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박철호 기자] 한국 K리그를 대표하는 FC서울이 가와사키 프론탈레(일본)를 따돌리고 2년 연속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8강 진출에 성공했다.
서울은 14일 오후 7시30분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가와사키와의 2014 AFC 챔피언스리그 16강 2차전에서 1-2로 졌다.
지난 7일 가와사키 원정에서 3-2로 역전승을 거둔 서울은 1·2차전 득점 합계 4-4로 같았지만 원정 다득점 원칙에 따라 8강에 올랐다. 지난 해에 이어 2년 연속 진출이다.
원정으로 벌어진 1차전에서 3골이나 넣고 승리한 서울은 이날 0-1 혹은 1-2로만 패해도 8강에 오를 수 있는 유리한 입장이었다. 결국 1-2로 경기가 종료 되면서 8강 진출권을 따냈다.
서울은 역대 아시아 챔피언스리그 6차례 16강전 경기에서 4승2무(승부차기승은 무승부)로 한 차례도 패하지 않으며 유독 16강에 강한 면모를 보였다.
무리할 필요가 없었던 서울은 이날 수비와 미드필더를 두껍게 한 뒤 역습을 노리는 5-4-1 전술을 들고 나왔다.
에스쿠데로가 최전방 공격수 자리에 섰고, 윤일록·고명진·최현태·고요한이 2선 미드필더에 배치됐다. 김치우·오스마르·김진규·김주영이 파이브백을 이뤘다.
서울은 3선과 2선의 두꺼운 수비벽으로 상대 공격을 차단했다. 역습 전개시 차두리 김치우 등 측면 수비와 윤일록·고요한 등의 날개 자원의 빠른 발을 이용, 효과적인 공격을 펼쳤다.
선제골도 서울의 역습 과정에서 나왔다. 서울은 전반 8분 에스쿠데로가 포문을 열었다. 페널티 아크에서 최현태의 힐 패스를 받은 에스쿠데로는 상대 수비수 2명을 등진 상태에서 오른발 터닝슛으로 골망을 갈랐다.
불과 1분 전인 전반 7분 한 차례 슈팅으로 감각을 끌어올린 에스쿠데로는 기어이 골맛을 봤다. 지난 7일 1차전에서 0-1로 뒤지던 후반 6분에 동점골을 터뜨렸던 에스쿠데로는 2경기 연속 득점에 성공했다.
기선제압에 성공한 서울은 계속해서 주도권을 잡았다. 촘촘한 그물망 수비로 가와사키의 공격 루트를 차단했다. 2선 미드필드부터 강한 전방 압박으로 좀처럼 공간을 내주지 않았다.
주중 J리그 경기를 벌이고 나선 가와사키는 몸이 무거워 보였다. 눈에 보이는 패스로 서울의 수비를 뚫기에는 역부족이었다.
그러나 한 차례의 실수로 동점골을 허용했다. 전반 28분 고요한이 템포 조절을 위해 공을 뒤로 돌린다는 것이 실책이 됐다. 오스마르가 어설픈 트래핑으로 상대 고바야시 유에게 공을 뺏겼다.
고바야시는 이를 놓치지 않고 단독 드리블 돌파에 이은 오른발 슈팅으로 동점골을 만들어 냈다.
후반전에는 추가골이 필요한 가와사키가 총력전을 펼쳤다. 1-1로 종료될 경우 탈락하게 되는 가와사키는 최후방 스위퍼 한 명을 남겨둔 채 전원이 센터서클을 넘어서 공격을 펼쳤다.
그러나 수비벽을 두껍게 쌓은 서울의 골문을 쉽게 열지 못했다.
후반 25분 가와사키는 모리야 켄타로를 빼고 야마모토 마사키를 투입해 공격에 고삐를 당겼다. 서울도 이에 뒤질세라 후반 26분 고요한을 빼고 박희성을 넣으며 공격수를 보강했다.
원톱 에스쿠데로가 오른쪽 미드필더로 내려섰고, 박희성이 그 자리에 섰다. 박희성은 최전방에서 강한 피지컬과 감각적인 슈팅 등을 앞세워 공격에 활기를 불어 넣었다.
마음 먹은 대로 경기를 풀어 가지 나가던 가와사키는 후반 39분 한 차례 선수 교체를 더 했지만 원했던 골문을 여는 데 실패했다.
하지만 경기 종료 직전 추가골이 터졌다. 가와사키의 모리시마 야스히토가 서울 페널티 박스 45도에서 감아찬 왼발 중거리 슛이 그대로 골대에 꽂혔다.
하지만 추가 득점 없이 경기는 그대로 1-2로 종료, 서울이 8강 진출권을 얻었다.
앞서 호주 시드니의 파라마타 스타디움에서 열린 웨스턴 시드니 원더러스(호주)와 산프레체 히로시마(일본)의 경기에서는 시드니가 히로시마를 2-0으로 꺾고 8강 진출권을 획득했다.
히로시마와의 원정 경기로 열린 16강 1차전에서 1-3으로 졌던 시드니는 1·2차전 득점 합계 3-3으로 같았지만 원정 다득점 원칙에 따라 8강 무대를 밟게 됐다.
이로써 8강 진출팀 가운데 동아시아 4개팀이 모두 가려졌다.
지난해 그룹예선부터 16강까지 동아시아와 서아시아로 나눠 진행되던 대회 방식이 올해는 4강까지 확대됐고, 동-서 클럽이 결승에서야 맞붙는 방식으로 변경됐다.
이에 따라 서울은 8강에 선착한 포항·광저우 에버그란데(중국)·시드니(호주)중 한 팀과 준결승 진출을 다투게 됐다. 8강에 오른 동아시아 4개팀 가운데 2개 팀이 K리그 클럽이다.
조 추첨은 오는 28일 말레이시아 콸라룸푸르의 AFC 하우스에서 열린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