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박철호 기자] 두산 베어스의 타격감이 예사롭지 않다. 주전 선수 대부분이 연일 불방망이를 휘두르면서 팀 성적까지 좋아지고 있다.
중심에 선 이는 단연 홍성흔이다. 초반 부진으로 맘고생을 하기도 했지만 어느 덧 두산 상승세의 선봉장으로 자리매김했다.
홍성흔의 위력은 13일 문학구장에서 열린 SK 와이번스전에서도 발휘됐다. 1회초 주자를 1,2루에 두고 깔끔한 좌전 적시타로 타점을 추가한 홍성흔은 3회에도 중전 안타로 2루 주자 김현수를 홈으로 불러 들였다.
6회에는 홈런포까지 선보였다. 홍성흔은 김광현의 8구째 슬라이더를 밀어쳐 우중간 담장을 넘기는 솔로 홈런으로 연결했다. 시즌 8호. 5회말 노경은이 무너지면서 5-4까지 추격을 허용했던 두산은 홍성흔의 한 방으로 여유를 되찾았다.
비록 타점으로 연결되지는 않았지만 7회에는 2루타까지 보탰다. 이날 최종 성적은 5타수 4안타 3타점. 사이클링 히트에서 3루타만 빠진 맹활약이었다. 덕분에 두산은 SK를 9-6으로 잠재우고 3연승을 질주했다.
홍성흔은 "강성우 배터리 코치님이 (김광현을 상대할 때)슬라이더를 예상해 주셨는데 그 예상에서 홈런도, 타점도 나왔다. 코치님의 조언이 큰 도움이 됐다"고 공을 돌렸다.
홍성흔의 최근 활약은 무서울 정도다. 지난주 사직 롯데 자이언츠와의 3연전에서 7안타를 몰아치면서 타율을 대폭 끌어 올리더니 지난 11일 삼성 라이온즈전에서는 장원삼을 무너뜨리는 투런 아치를 그려내기도 했다. 현재 성적은 타율 0.322 홈런 8개 24타점. 세 부문 모두 팀 내 상위권이다.
시즌 초 홍성흔은 일부 팬들 사이에서 '홍무원'으로 통했다. '홍무원'은 부진에도 불구하고 상대적으로 많은 기회를 받는 홍성흔을 깎아 내리기 위한 단어로 홍성흔의 성과 공무원을 합친 말이다.
삼성전 수훈선수로 선정된 후 홈 팬들 앞에서 직접 마이크를 잡고 "시즌 초 '홍무원'이라는 이야기를 들었는데 중요한 순간 잘 치겠다"고 다짐했던 홍성흔은 오래 지나지 않아 약속을 지켰다.
홍성흔은 "중요한 순간 못 쳤던 것에 대한 미안함이 더욱 집중하게 되는 원동력인 것 같다"면서 최근 상승세의 원인을 설명했다.
4안타 경기에 3연승까지 이끈 홍성흔이지만 맘 놓고 웃지는 못했다. 마지막 타석에서 상대한 SK 우완 투수 전유수 때문이다. 전유수는 9회 홍성흔의 타구에 오른 팔꿈치를 정통으로 맞았다. 전유수는 인근 병원으로 이동해 정밀 진단을 기다리고 있다. 후배의 부상을 지켜본 홍성흔의 마음이 편할 리 없었다.
홍성흔은 "이겨서 좋고 잘해서도 좋지만 무엇보다 마지막 타석에서 타구에 맞은 전유수가 괜찮기를 간절히 바란다"고 쾌유를 기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