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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넥센 염경엽 감독, "24실점...욕먹을 만한 경기였다"

박철호 기자  2014.05.09 00:4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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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뉴스 박철호 기자] 프로야구 넥센 히어로즈의 염경엽(46) 감독이 24실점을 하고 패배한 지난 7일 목동 NC전에 대해 "팬들에게 죄송하다. 욕먹을 만한 경기를 했다"면서도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의 선택을 한 것"이라고 밝혔다.

염 감독은 8일 목동구장에서 열린 NC 다이노스와의 경기를 앞두고 전날 경기를 되돌아 봤다.

전날 넥센은 마운드가 완전히 무너져 5-24로 대패했다.

선발 문성현이 2이닝을 던지면서 홈런 세 방을 포함해 10안타를 맞고 12실점했다. 뒤이어 마운드에 오른 윤영삼도 4이닝 동안 11피안타(3홈런)로 12실점을 기록했다.

염 감독은 문성현과 윤영삼이 난타를 당하는데도 좀처럼 마운드를 교체하지 않았고, 24실점이라는 처참한 결과가 나왔다.

문성현과 윤영삼은 이날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됐다. 윤영삼은 전날 1군에 올라왔으나 하루만에 짐을 싸게 됐다.

염 감독은 일단 "팬들에게 너무나 죄송하다. 욕을 먹을만한 경기였다. 그런 경기를 했으니 팬들이 하는 비난도 받아들일 것"이라며 고개를 숙였다.

그러면서도 염 감독은 "어제 경기에서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을 선택을 했다"며 "이런 경기가 시즌 중에 나올 것이라고 생각했고, 내 입장에서 최선의 선택을 했다. 주말 경기였다면 2-6으로 뒤진 상황에서 마운드를 교체했을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

실제로 넥센 불펜은 시즌 초반 선발투수들이 일찍 무너진 탓에 불펜에 적잖은 과부하가 걸린 상태다. 게다가 지난 6일 목동 NC전에서 롱릴리프인 강윤구가 4⅔이닝을 소화, 경기에 나설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다.

그는 "어제 이기기 힘든 경기가 됐는데 이기려고 투수를 계속 바꿨다면 힘만 쓰고 지게 된다"며 "그러면 여파가 더 크다. 톱니바퀴처럼 엮여서 가게 돼 시즌이 끝나버린다. 차라리 이런 경기를 하고 털어버리는 것이 낫다"고 주장했다.

염 감독은 "1승도 중요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원하는 성적을 내고 시즌을 마치는 것이다. 중간에 욕을 먹어도 최종 성적이 중요하다"고 전했다.

그는 전날 문성현과 윤영삼의 '벌투'가 아니라는 점을 강조했다.

염 감독은 "벌투는 아니었다. 선수들을 향상시키기 위한 것이었다"며 "윤영삼을 그렇게 놔둔 것은 언젠가 그 선수가 해야 할 역할을 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어떤 감독이든 그런 모습을 보는 것이 좋지는 않다. 아픈 경험이지만 도움이 될 것이다"고 설명했다.

이어 "문성현을 2이닝만에 강판한 것은 더 놓아뒀다가 선수를 망칠 수도 있었기 때문"이라며 "마운드에 놓아둬도 더 맞을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고 덧붙였다.

대패를 하고 나면 덕아웃의 분위기가 어둡게 마련. 하지만 이날 넥센 선수들의 표정은 어둡지 않았다.

염 감독은 "그것이 내가 원하는 팀 컬러다. 승패를 떠나 하던대로 최선을 다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본다. 어떤 상황이든 자기 할 일에 최선을 다하는 팀이 돼야 한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그는 "항상 자신의 루틴을 지켜야한다. 2패를 했다고 마음이 급해지면 나도 악수를 둘 수 있고, 선수들의 부상도 나올 수 있다. 때문에 이럴 때에도 평소와 같이 행동하라는 점을 강조한다"고 말했다.

염 감독은 "올 시즌 중에 또 전날과 같은 경기가 나올 수 있다. 하지만 최대한 줄일 수 있도록 대비하겠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