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박철호 기자] FC서울이 2014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16강 원정 1차전에서 후반 추가시간에 터진 윤일록의 역전 결승골에 힘입어 극적인 승리를 거뒀다.
최용수 감독이 이끄는 서울은 7일 오후 7시 일본 가와사키의 도도로키 스타디움에서 열린 가와사키 프론탈레(일본)와의 대회 16강 1차전에서 후반 추가시간에 터진 윤일록의 극적인 역전골에 힘입어 통쾌한 3-2 역전승을 거뒀다.
K리그 클래식(1부 리그)에서 12개 구단 중 11위까지 처져 있는 서울이지만 이날 무서운 뒷심을 보여주며 가와사키의 코를 납작하게 해줬다. 지난해 이 대회에서 결승까지 진출한 팀다웠다.
더욱이 가와사키는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홈 3경기에서 모두 승리를 거두며 안방에서 유독 강한 모습을 보였던 팀이다.
최근 분위기가 좋지 않은 서울 입장에서 매우 부담스러운 한 판이었다.
경기 내용에서도 밀렸다. 초반부터 시종일관 가와사키의 흐름에 밀려 주도권을 잡지 못했다. 선제골과 달아나는 골 모두 가와사키의 몫이었다.
그러나 후반 38분에 터진 김치우의 동점골과 추가시간에 나온 윤일록의 역전골로 패색을 극복하고 활짝 웃었다. 결승골의 주인공 윤일록은 에스쿠데로의 첫 골도 도와 1골 1도움으로 맹활약했다.
원정에서 값진 승리를 챙긴 서울은 오는 14일 가와사키를 안방 서울월드컵경기장으로 불러들여 2차전을 치른다. 8강 진출에 유리한 고지를 선점했다.
전반은 일방적인 가와사키의 흐름이었다. 높은 볼 점유율을 앞세워 세밀한 축구로 서울을 공략했다. 기회도 많이 잡았다.
그러나 많은 슛을 시도한 것에 비하면 실속이 없었다. 골이 터지지 않았다. 서울은 간간이 역습으로 응수했다. 전반은 0-0으로 끝났다.
가와사키는 후반 4분에 선제골을 터뜨렸다. 공격수 오쿠보가 왼쪽 측면에서 올린 크로스를 문전에 있던 고바야시가 헤딩슛으로 연결해 골을 기록했다.
그러나 서울은 당황하지 않고 2분 만인 후반 6분에 에스쿠데로가 동점골을 넣어 균형을 맞췄다.
상대 수비의 실수를 놓치지 않은 윤일록이 오른쪽 측면을 허물었고, 가운데로 쇄도하던 에스쿠데로에게 땅볼 패스를 찔러 기회를 만들었다. 에스쿠데로는 침착하게 오른발 슛으로 연결해 가와사키의 골네트를 갈랐다.
그러나 후반 14분 차두리가 페널티박스 안에서 과도한 어깨싸움을 펼쳤다는 판정 때문에 페널티킥을 허용했고, 가와사키의 외국인선수 레나티뉴가 16분에 가볍게 골로 연결했다.
가와사키는 이후에도 공세를 늦추지 않았다. 서울은 끌려갔다.
후반 38분에 기적 같은 상황이 연출됐다. 김치우가 왼쪽 페널티박스 모서리 부근에서 때린 왼발 슛이 그대로 가와사키의 골망을 흔들었다.
서울 입장에서는 이대로 끝나도 아쉬울 게 없는 상황이었다. 전·후반 90분이 모두 끝나고 추가시간으로 돌입한 순간, 승리의 여신이 확실하게 서울의 손을 들었다.
추가시간에 윤일록이 역습 기회에서 빠른 돌파로 수비진을 따돌렸고, 골키퍼와 맞선 상황에서 깔끔하게 골을 성공했다.
서울 선수들은 부둥켜안고 기쁨을 만끽한 반면에 가와사키 선수들은 모두 그라운드에 주저앉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