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박철호 기자] KIA 타이거즈가 경기 막판 집중력 싸움에서 웃었다.
KIA는 26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4 한국야쿠르트 세븐프로야구 LG 트윈스와의 경기에서 8회말 3점을 몰아서 내며 5-2로 이겼다.
전날 9회말 심판의 오심으로 허무하게 패했던 KIA는 분위기 반전에 성공했다. 시즌 성적은 9승12패로 7위를 유지했다.
선발 DJ 홀튼은 7이닝 5피안타 2실점 역투로 3승째(1패)를 가져갔다. 나지완은 8회말 결정적인 2타점으로 4번타자의 명성을 입증했다.
김기태 감독의 부재 속에 어렵게 5연패에서 벗어났던 최하위 LG(5승1무15패)는 승리를 지속하지 못했다. 불펜 싸움에서 밀린 것이 아쉬웠다.
롯데 자이언츠는 사직구장에서 벌어진 SK 와이번스와의 경기에서 루이스 히메네스의 끝내기 안타에 힘입어 5-4로 이겼다.
롯데 타선의 집중력이 강력한 마무리 박희수를 무너뜨렸다. 9회 2사 후 내야안타와 안타, 볼넷으로 2사 만루의 찬스를 일군 롯데는 히메네스가 좌측 외야에 떨어지는 끝내기 안타를 쳐 짜릿한 승리를 맛봤다.
히메네스는 끝내기 안타를 포함해 5타수 2안타 2타점을 기록, 롯데 승리의 일등공신이 됐다. 강민호(4타수 3안타 2타점)와 정훈(5타수 3안타 1타점)이 타선을 이끌었다.
3-4로 끌려가던 8회초 2사 주자 없는 상황에 등판해 1⅓이닝을 무안타 무실점으로 막은 정대현은 팀이 끝내기 승을 거두면서 시즌 첫 승(2패1세이브)를 수확했다.
전날 SK에 6-7로 역전패한 롯데는 이날 설욕전을 펼치면서 2연패, 홈 3연패에서 벗어났다. 10승째(10패1무)를 수확한 롯데는 삼성 라이온즈와 공동 5위가 됐다.
마무리투수 박희수가 무너지면서 석패한 SK는 9패째(13승)를 당했다. 순위는 그대로 공동 2위다.
이날 경기 전까지 9경기에서 무실점 피칭을 이어왔던 박희수는 이날 처음으로 실점했다. 1이닝 2실점을 기록한 박희수는 시즌 첫 블론세이브를 기록하면서 첫 패(8세이브)를 수확했다.
강정호와 박병호가 손맛을 본 넥센 히어로즈는 삼성 라이온즈를 11-1로 제압했다.
전날 무기력한 플레이로 2-14의 대패를 당했던 넥센은 분풀이에 성공했다. 14승7패로 여전히 1위다.
박병호는 시즌 6호포로 홈런 부문 공동 2위로 뛰어 올랐다. 선두는 조쉬벨(LG·7개)이다.
2011년 5월25일 이후 1067일 만에 선발 마운드를 밟은 넥센 좌완 금민철은 6⅓이닝 4피안타 1실점 호투로 승리를 챙겼다. 금민철이 승리 투수가 된 것은 2011년 4월27일 한화 이글스전 이후 2년11개월29일 만이다.
삼성 라이온즈(10승10패)는 금민철의 변화무쌍한 투구에 눌려 6연승이 무산됐다.
마산구장에서는 두산 베어스가 왼손 에이스 유희관의 역투와 타선의 집중력을 앞세워 6-2로 이겼다.
이틀 연속 NC를 꺾은 두산은 지난해부터 이어온 NC전 연승 행진을 '5'로 늘렸다. 12승9패를 기록하게 된 두산은 4위를 유지했다.
'느림의 미학'을 자랑하는 왼손 투수 유희관은 이날 선발 등판, 7이닝 동안 7개의 삼진을 솎아내며 7피안타 2실점으로 호투를 펼쳤다.
올 시즌 들어 한 번도 패전을 기록하지 않은 유희관은 시즌 3승째를 수확했다.
타선에서는 3번타자 김현수와 4번타자 호르헤 칸투가 4회 백투백 홈런을 합작하는 등 각각 4타수 2안타 1타점, 4타수 3안타 1타점 2득점으로 활약했다.
또 다시 두산에 승기를 내준 NC는 9패째(13승)를 기록해 공동 2위를 유지했다. 선발 태드 웨버는 5이닝 8피안타(2홈런) 6실점으로 흔들려 시즌 2패째(2승)를 떠안았다.
[KIA-LG]
경기 초반은 투수전으로 진행됐다. 홀튼과 LG 선발 우규민은 3회까지 무실점 피칭으로 '0'의 균형을 이어갔다.
먼저 치고 나간 쪽은 KIA다. KIA는 4회초 이종환의 좌익수 방면 2루타로 얻은 2사 2,3루에서 박기남의 우전 적시타로 2점을 뽑았다.
이범호의 부상 공백 속에 주전 3루수로 나선 박기남은 선제 타점으로 선동열 감독의 기대에 부응했다.
LG의 반격도 만만치 않았다. 5회말 무사 1,2루에서 LG는 오지환의 보내기 번트 때 KIA 2루수 안치홍의 1루 베이스 커버가 늦은 틈을 놓치지 않고 무사 만루로 압박했다.
천금같은 기회를 잡은 LG는 박용택의 2루 땅볼로 1점을 만회한 뒤 손주인의 좌익수 방면 희생 플라이로 승부의 추를 맞췄다.
7회 2사 1루 상황에서는 박용택의 좌익수 방면 행운의 안타까지 나왔다. 일찌감치 스타트를 끊은 1루 주자 오지환은 홈까지 파고 들었지만 KIA는 좌익수 김원섭의 정확한 홈 송구로 위기에서 벗어났다.
느린 화면상으로는 오지환의 손이 먼저 홈 베이스를 찍었지만 판정은 번복되지 않았다.
승부가 KIA쪽으로 기운 것은 8회였다. 사사구 2개와 안타로 베이스를 모두 채운 KIA는 김원섭이 9구 승부 끝에 정현욱에게 밀어내기 볼넷을 골라내 3-2로 재차 달아났다.
계속된 만루에서는 나지완이 중견수 오른쪽에 떨어지는 안타로 주자 2명을 홈으로 불러들여 격차를 벌렸다.
KIA는 8회 2사 1,2루에서 마무리 어센시오를 올려 승리를 지켰다.
[SK-롯데]
선취점은 SK가 뽑았다. SK는 1회초 2사 후 최정의 중전 안타와 박정권의 좌중간을 가르는 적시 2루타가 잇따라 터져 먼저 점수를 올렸다.
롯데는 2회말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강민호가 좌중간 담장을 넘기는 솔로포(시즌 6호)를 때려내 동점을 만들었다.
1-1의 균형은 SK가 깼다. 3회 선두타자로 나선 김강민이 좌월 솔로 아치(시즌 3호)를 그려내 2-1로 앞선 SK는 4회 2사 1,2루에서 김성현이 좌중간을 꿰뚫는 적시 2루타로 주자들을 모두 홈으로 불러들여 4-1로 점수차를 벌렸다.
롯데는 쉽게 물러나지 않았다.
4회 무사 1,2루에서 터진 강민호의 좌전 적시타로 1점을 만회한 롯데는 7회 1사 후 김민하와 정훈이 2루타와 3루타를 연달아 작렬해 3-4까지 따라붙었다.
SK가 승리를 지키기 위해 8회 2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마무리 박희수를 조기 투입했지만 롯데는 박희수를 무너뜨리고 승부를 뒤집었다.
9회 2사 후 정훈의 내야안타와 박준서의 중전 안타, 황재균의 볼넷으로 만루 찬스를 일군 롯데는 히메네스가 좌익수 왼쪽에 떨어지는 끝내기 안타를 날려 5-4로 짜릿한 승리를 챙겼다.
[삼성-넥센]
넥센 히어로즈는 2회말 강정호의 솔로포로 리드를 잡았다. 강정호는 마틴의 5구째를 잡아 당겨 좌측 담장을 넘겼다.
물꼬를 튼 넥센은 김민성-로티노의 연속 안타와 허도환의 볼넷으로 만든 2사 만루에서 서건창의 2타점 적시타가 나오면서 3-0으로 앞섰다.
삼성은 3회초 김상수의 솔로 홈런으로 추격을 시작했다. 이에 질세라 넥센은 곧바로 이어진 공격에서 강정호가 연타석 홈런을 터뜨려 3점의 격차를 유지했다.
5회에는 박병호가 힘 자랑에 가담했다. 박병호는 1사 후 마틴에게 솔로 아치를 그려냈다. 비거리는 115m.
넥센은 6회 마틴과 박근홍을 두들겨 2점을 추가, 7-1까지 달아나며 일찌감치 승부를 결정지었다. 7회에는 상대 실책과 로티노의 적시타 등으로 4점을 보태 삼성의 추격 의지를 완전히 꺾었다.
삼성은 마틴이 5⅓이닝 10피안타(3피홈런) 7실점으로 흔들리면서 상승세를 이어가지 못했다.
이승엽은 1400번째 경기에 출장했지만 팀의 패배로 빛이 바랬다.
[두산-NC]
3회초 2사 2루에서 정수빈이 우전 적시타를 날려 균형을 깬 두산은 4회 한층 분위기를 살렸다.
김현수가 좌월 솔로포(시즌 3호)를 쏘아올려 1점을 더한 두산은 호르헤 칸투가 왼쪽 담장을 넘기는 연속 타자 홈런을 작렬해 3-0으로 점수차를 벌렸다.
NC가 이어진 공격 1사 2,3루에서 권희동의 희생플라이로 1점을 따라붙었으나 두산은 6회 3점을 추가하며 NC의 추격을 뿌리쳤다.
6회 무사 1,2루에서 양의지가 적시 2루타를 뽑아내 1점을 더한 두산은 계속된 무사 1,3루에서 오재원의 우전 적시타와 김재호의 희생플라이가 연달아 나와 6-1로 달아났다.
두산은 6회 NC에 1점을 허용했으나 8, 9회 마운드에 오른 정재훈과 이용찬이 1이닝씩 무실점으로 책임지면서 그대로 이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