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박철호 기자] 2014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최종전에서 패한 조민국(53) 울산 현대 감독이 심판진의 미숙한 경기 운영에 아쉬움을 나타냈다.
조 감독이 이끄는 울산은 22일 일본 가와사키 토도로키 육상경기장에서 열린 가와사키 프론탈레(일본)와의 대회 H조 조별리그 6차전에서 1-3으로 졌다.
승점 추가에 실패한 울산(2승1무3패·승점 7)은 조 3위에 머물며 16강 진출에 실패했다. 16강에는 각 조 1·2위까지만 올라간다.
경기를 마친 조 감독은 "우선 가와사키의 16강 진출을 축하한다. 본선에서 좋은 성적 내길 바란다"고 축하인사를 전했다.
그는 이어 "전반전에 (부상으로 인해)고창현과 김치곤을 갑작스레 교체했던 것이 오늘 전체 경기력에 악영향을 미친 것 같다. 돌발 상황에 잘 대처하지 못했다"며 "전반에는 가와사키가 수비적으로 경기를 할 것이라 예상했다. 그래서 선수들에게 공격적인 부분을 많이 주문했는데 동점으로 갈 수 있는 상황에서 그 기회를 살리지 못했다"고 이날 경기를 총평했다.
날씨·부상 악재 등 다양한 요소들이 경기에 영향을 끼쳤지만 조 감독은 심판들의 부정확한 판정을 최악의 변수로 꼽았다.
그는 "오늘 경기를 하며 상대 가와사키가 무섭진 않았다. 개인적으로 심판진이 더 무서웠다"며 "심판들은 완벽한 페널티킥 상황을 보지 못했고 오프사이드도 정확하게 판단하지 못했다. 상대방보다 심판진의 미숙한 경기 운영이 선수와 제게 더 큰 부담으로 다가왔다. 골이 많이 나올 수 있는 멋진 경기를 심판들이 그르쳤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자신과 팀에 대한 반성도 빼놓지 않았다.
조 감독은 "시즌 초반 일정이 생각했던 것보다 더 빽빽했다. 조 1위를 달리던 3차전까지의 좋은 흐름을 살려서 16강 진출을 확정지었어야 했는데 그렇게 하질 못했다"며 "여유 있게 16강에 오를 수 있는 상황을 지지부진하게 굴었던 것이 나중에는 선수들에게 부담으로 작용했던 것 같다. 감독으로서 미숙했다. 제가 큰 실수를 했다"고 스스로를 자책했다.
팀의 주포 김신욱(26)의 부진에 대해서도 짚고 넘어갔다.
조 감독은 "김신욱의 골이 나오지 않는 것이 가장 아쉽다. 울산은 (김)신욱이가 골만 넣어주면 충분히 좋은 경기를 할 수 있다"며 "오늘 경기에서도 후반 시작과 동시에 완벽한 득점 기회를 맞았지만 골로 연결시키지 못했다. 신욱이의 부진 탈출을 위해 팀도 함께 노력해야겠지만 누구보다도 본인 스스로 많은 고민을 해봐야 할 것"이라고 충고했다.
가자마 야히로(53) 가와사키 감독은 "울산이 공중전 위주로 나올 것이라 예상했다. 준비했던 것들이 실전에서 잘 들어맞았다"며 "선수 모두가 자신의 임무를 정확하게 파악한 뒤 경기에 나섰다. 덕분에 자신감 있는 플레이를 선보일 수 있었고 좋은 결과가 나왔다"고 16강 진출 소감을 전했다.
그는 또 "일정이 타이트하지만 경기를 치르며 선수들의 플레이가 점점 좋아지고 있다"며 "챔피언스리그는 팀과 선수가 모두 성장할 수 있는 대회다. 긍정적인 생각을 하며 남은 경기에서도 최선을 다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