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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CL]황선홍 감독 "16강 진출 기쁘다...이제 다음 목표에 도전"

박철호 기자  2014.04.17 00:1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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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뉴스 박철호 기자] 2014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16강 진출을 확정지은 황선홍(46) 포항 스틸러스 감독이 기쁨을 감추지 않았다. 

황 감독이 이끄는 포항은 16일 일본 오사카의 나가이 스타디움에서 열린 오사카와의 대회 E조 조별리그 5차전 원정경기에서 전반 25분과 후반 20분 터진 이명주(24)와 김승대(23)의 연속골에 힘입어 2-0으로 이겼다. 

이날 1승을 추가한 포항(3승2무·승점 11)은 남은 6차전 결과와 관계없이 조 1위로 16강에 오르게 됐다. 

황 감독은 "1차 목표였던 16강 진출을 확정짓게 돼 기쁘다"며 "16강을 앞두고 시간적인 여유가 있다. 다른 조의 추이를 지켜보며 상대 분석을 철저히 하겠다. 이제 다음 목표에 도전하겠다"고 말했다. 

쉽지 않은 경기가 예상됐지만 포항은 한 수 위의 기량을 뽐내며 오사카를 압도했다. 특히 전반 41분 오사카의 신성 미나미노 타쿠미(19)가 퇴장을 당한 뒤에는 수적 우위까지 점하며 여유 있게 경기를 풀어나갔다. 

황 감독은 "상대의 전술을 이미 파악하고 있었다. 오사카에 디에고 포를란·미나미 등 기술 좋은 선수들이 많긴 하지만 우리가 중앙에서의 패스만 잘 차단하면 상대가 어쩔 수 없이 긴 패스 위주로 플레이할 것이라고 예상했다"며 "경기는 이겼지만 우리도 실수가 많았다. 경기를 리드하고 있는 상황에서 심리적인 안정감이 생기면서 압박이 다소 느슨해졌다. 김승대의 추가골 덕분에 승리를 지킬 수 있었다"고 돌아봤다. 

강행군 속에서도 포항은 9경기 연속 무패(7승2무·정규리그 포함) 행진을 달리고 있다. 

황 감독은 "팀 전체 밸런스를 가장 중시한다. 공·수 어느 한 쪽의 체력소모가 많아지는 것을 원치 않는다. 분산 수비를 주문하고 있는데 효과가 있는 것 같다"며 "동계훈련 기간 동안 철저히 준비했던 덕도 보고 있다. 승리가 이어지며 선수들도 자신감이 생긴 모습이다"고 흐뭇해 했다. 

이날 신예 손준호(22)는 김승대의 쐐기골을 도우며 눈부신 활약을 펼쳤다. 황 감독 "손준호가 산둥 런허(중국)전에 이어 오늘도 매우 좋은 경기력을 보여줬다. 그의 경기력에 100% 만족한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황 감독은 현역시절(1998~1999년) 오사카에서 활약한 경험이 있다. 이에 대해 그는 "호텔에서 경기장으로 이동하는 길에 예전에 살던 집을 지났다. 감회가 새로웠다"며 "오사카 팬들도 오랜만에 봐서 반가웠다. 항상 마음속으로 오사카의 건승을 기원하고 있다. 내게는 여러모로 의미가 남다른 승부였다"는 소회를 전했다. 

한편 란코 포포비치(47) 오사카 감독은 전반 종료 후 심판진을 향해 항의를 하다 퇴장 조치를 당했다. 미나미노의 퇴장 판정을 두고 지나치게 흥분한 것이 화근이 됐다. 

경기 종료 후 포포비치 감독을 대신해 기자회견에 참석한 라디차 글루지치 오사카 수석코치는 "포항의 승리에 축하를 보낸다. 포항이 초반에 공격적으로 나온 부분에 대응하기 위해 공격적으로 나서다 퇴장을 당해 아쉬운 결과가 나왔다"며 "우리의 실수로 인해 선제골을 내줬다. 반성해야 한다"며 패배를 인정했다. 

그는 이어 "미나미노가 퇴장을 당하면서 포를란과 카키타니 요이치로도 뺄 수밖에 없었다. 실점을 막기 위해 수비 위주로 플레이를 했다"며 "이제 1경기가 남았는데 다른 팀의 상황은 생각하지 않고 우리 경기에만 집중하도록 하겠다. 최선을 다하면 기회가 올 것이다"고 각오를 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