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박철호 기자] 문태종(39·LG)-문태영(36·모비스) 형제가 2013~2014시즌 프로농구 무대를 점령했다. 동생이 챔피언결정전 최우수선수(MVP)상을 수상한데 이어 형은 정규리그 MVP를 받았다.
문태종은 14일 오후 4시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2013~2014 KB국민카드 프로농구 시상식에서 기자단 투표 총 98표 중 71표를 획득해 최우수선수(MVP)에 선정됐다.
앞서 친동생 문태영이 소속팀의 우승과 함께 챔피언결정전 MVP에 선정돼 형제가 나란히 MVP를 수상하는 겹경사를 누렸다. 문태종과 문태영은 챔피언결정전에서 역대 손꼽히는 명승부를 펼쳤다.
주한 미군 출신 아버지 토미 스티븐슨(61)씨와 한국인 어머니 문성애(58)씨 사이에서 태어난 형제는 유럽과 북중미 리그에서 활약하다가 2009년(문태영)과 2010년(문태종)에 나란히 '어머니의 나라' 한국에 진출했다.
이들은 나란히 정규리그 베스트5 포워드 부문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문태종이 뒤늦게 한국에 온 지 4년 만에 형제가 나란히 한국 프로농구 정상에 우뚝 선 것이다.
문태종은 "큰 아들로서 매우 기쁘다. MVP를 받은 것은 동료들이 잘해줬기 때문에 MVP를 받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동생 문태영도 "일단 가족이 함께 즐거워할 수 있는 하루가 됐다. 나도 그렇고, 형에게 매우 자랑스럽다는 말을 해주고 싶다"고 했다.
기자회견에는 어머니 문씨도 함께 했다. 문씨는 형제가 나란히 베스트5로 호명되자 감동의 눈물을 흘렸다.
문씨는 "우리 두 아들 모두 최고다. 서로 상대편으로 싸울 때, 걱정도 많이 했는데, 모두 MVP가 됐다"며 기뻐했다.
문태종과 문태영은 챔피언결정전에서 6차전까지 가는 명승부를 펼쳤다. 코트 위에서 형제의 우애는 없었다. 오로지 승부만 존재했다.
문씨는 "마음이 조금 안 좋았다. 그래도 형은 MVP를 받고, 동생은 챔피언결정전 MVP를 받았다"며 "눈물을 많이 흘렸다. 매우 기쁘다. 많은 사람들이 두 아들을 사랑해줘서 기쁘다"는 소감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