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김기철 기자] 프로농구 울산 모비스의 외국인선수 로드 벤슨(30)이 패배 직전에서 팀을 구했다.
모비스는 8일 울산동천체육관에서 열린 창원 LG와의 2013~2014 KB국민카드 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7전4선승제) 5차전에서 벤슨의 막판 자유투와 리바운드를 앞세워 66-65로 극적인 승리를 거뒀다.
2승2패로 팽팽한 가운데 우승트로피의 향방이 갈릴 수 있는 중요한 일전에서 벤슨이 영웅이었다.
벤슨은 64-65로 뒤지던 경기 종료 21초 전에 상대 반칙으로 얻은 자유투 2개를 모두 성공해 결승골의 주인공이 됐다.
앞서 종료 52.4초 전에 자유투 2개를 모두 실패한 상황이었기에 막판에 나온 벤슨의 자유투 성공은 더 극적이었다.
벤슨은 자유투가 부정확한 선수다. 유재학 모비스 감독마저 "2개 모두 넣을 것이라는 생각은 못 했다. 연장전까지 생각했던 순간이다"고 했다.
이에 대해 벤슨은 "(52.4초를 남기고 얻은)자유투 2개를 넣지 못했기 때문에 나중에 얻은 (종료 21초 전)자유투 2개는 더 신경 쓰려고 했다"며 "나의 자유투 성공률이 60%정도 된다. 그래서 뒤에 얻은 2개는 모두 넣을 수 있을 것 같았다"고 말했다.
벤슨은 이날 자유투 12개를 던져 7개를 성공했다. 58%였다. 정규리그(60.1%) 수준이다.
사실 벤슨의 진면목은 리바운드에서 잘 나타났다. 특히 경기 종료 50여초를 남기고 양동근이 던진 3점슛이 림에 맞고 나온 것을 두 차례 모두 잡았다. 종료 1.5초를 남기곤 승리를 확신하는 수비 리바운드를 따냈다.
벤슨은 "그 상황에서 다른 생각은 할 겨를이 없었다. 오늘 같은 접전에서 팀을 위해서 뭐라도 해야 했다. 내가 오늘 해야 할 일은 리바운드였다"며 미소 지었다.
마지막 리바운드를 따낸 후, 코트를 가로지르며 포효한 세러머니에 대해선 "기쁨의 표현이었다. 양 팀 모두 훌륭한 선수들이 좋은 접전을 펼쳤는데 이겼다는 사실에 감정이 복받쳤다"고 밝혔다.
이날 경기는 올 시즌 울산에서 열리는 마지막 경기였다. 챔피언결정전 6~7차전은 창원에서 열릴 예정이다.
벤슨은 "어려운 경기에서 울산 팬들의 함성이 큰 도움이 됐고, 수비에서도 집중할 수 있었다"며 "(모비스는) 팀으로서 잘 할 수 있다는 게 자랑스럽다. 모든 구성원들이 자신의 역할을 잘 알고 있다"고 했다.
마지막으로 "우리가 나이가 많은데 어려운 경기를 해왔다. 그러나 하루 쉴 시간이 있기 때문에 잘 쉬고 다음 경기를 잘 준비해서 좋은 경기를 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이날 벤슨의 값진 7점 8리바운드는 문태영의 24점 못지않게 대단했다.
양 팀의 6차전은 오는 10일 오후 7시 LG의 홈구장인 창원실내체육관에서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