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박철호 기자] 두산 베어스 김재호의 헛스윙 삼진 아웃을 두고 한국야구위원회(KBO) 도상훈 심판위원장이 심판진의 실수를 인정했다.
두산은 5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KIA 타이거즈와의 경기에서 3-9로 뒤진 9회말 상대 마무리 어센시오를 두들겨 6-9까지 따라 붙었다.
계속된 2사 만루에서 타석에 들어선 이는 김재호. 개막 후 13타수 무안타의 부진에 허덕이던 김재호는 어센시오를 끈질기게 물고 늘어지면서 승부를 풀카운트까지 끌고 갔다.
김재호는 어센시오의 7구째 볼에 방망이를 헛돌렸다. 스윙 후 땅을 때린 공은 포수 김상훈의 글러브로 빨려 들어갔다. 나광남 구심이 김재호의 삼진을 선언하면서 경기는 종료됐다.
두산 송일수 감독과 코칭스태프는 "삼진이 아니다"며 항의했지만 판정은 번복되지 않았다. 5분 여 간 아쉬운 표정으로 더그아웃에서 머물던 두산 선수단은 판정이 바뀔 기미가 없자 그제야 짐을 챙겼다.
도상훈 심판위원장은 경기 후 전화통화에서 오심을 인정했다. 도 심판위원장에 따르면 구심은 김재호의 배트가 공을 스쳤지만 김상훈이 바로 잡았다는 이유로 삼진을 선언했다.
하지만 느린 화면으로 다시 보면 어센시오의 투구는 한 차례 바운드가 됐다. 만일 김재호의 배트가 공에 맞았다면 삼진이 아니라 파울이 맞다. 도 위원장은 "심판이 어센시오의 투구를 김상훈이 바로 잡은 것으로 봤다. 땅에 바운드가 된 사실을 못봤다"고 설명했다. 이어 "인정할 부분은 인정해야 한다. 심판이 잘못 봤다. 실수를 인정한다"고 말했다.
도 심판위원장은 판정 번복이 되지 않은 것에 대해서는 "경기 중간이라면 모르겠지만 마지막 순간에 나온 일이라 현실적으로 쉽지 않았다. KIA 선수단도 이미 떠난 뒤였다"고 전했다.
KIA 선수단은 평소대로 짐을 꾸린 뒤 대기하고 있던 버스에 올라탔다. 물론 심판의 경기 종료 선언이 나온 뒤라 더 이상 그라운드에 머물 이유는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