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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농구]양동근·함지훈…승부처에서 관록의 힘 발휘

박철호 기자  2014.04.03 12:2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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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뉴스 박철호 기자] 경기는 창원 LG가 지배했다. 하지만 승부처에서 관록의 힘을 발휘한 울산 모비스가 최종 승리를 거머쥐었다. 그 중심에 양동근(33)과 함지훈(30·이상 모비스)이 있었다. 

모비스는 2일 창원실내체육관에서 열린 LG와의 2013~2014 KB국민카드 프로농구 챔피언결정(7전4선승제) 1차전에서 77-74로 이겼다. 

챔피언결정전 4회 우승에 빛나는 모비스와 사상 첫 통합우승에 도전하는 LG의 만남은 '경험과 패기'의 대결 구도를 형성하며 경기 전부터 많은 관심을 끌었다. 

단기전 첫 번째 승부에서 모비스가 먼저 웃었다. 승부처에서 LG의 패기보다 모비스의 경험이 더욱 빛났다. 

출발은 모비스가 좋았다. 경기 초반 연속 스틸에 성공하며 1쿼터를 24-11로 마쳤다. 

1쿼터에만 8개의 턴오버를 저지르며 주춤하던 LG는 반격에 나섰다. 데이본 제퍼슨(28)이 2쿼터에만 9점을 올리며 추격의 발판을 마련했고 열세를 보이던 리바운드까지 살아났다. 

한 번 흐름을 타자 '젊은 팀' LG는 무섭게 치고 올라갔다. 김시래(25)·문태종(39)이 3점포를 가동하며 경기를 뒤집었고 '슈퍼루키' 김종규(23)는 앨리웁 덩크를 꽂아 넣으며 모비스의 기를 꺾었다. 

55-60으로 뒤진 채 4쿼터를 맞은 모비스는 재역전을 노렸다. 제퍼슨의 연속 득점에 밀려 추격이 쉽지 않았지만 위기의 순간 양동근과 함지훈이 승부를 가르는 한 방씩을 터뜨렸다. 

양동근이 포문을 열었다. 그는 팀이 69-72로 뒤진 4쿼터 종료 3분38초 전 깔끔한 중거리슛으로 림을 갈랐다. 공격제한시간이 얼마 남지 않은 상황에서 해결사 역할을 했다. 

1분 뒤 함지훈도 힘을 보탰다. 함지훈은 샷클락 버저가 울리기 직전 극적으로 슛을 성공시켰고 75-72, 3점 차로 점수를 벌리며 승기를 굳혔다. 

승부처에서 버저비터 2개를 허용한 LG는 자멸했다. 김종규는 오픈 찬스에서 무리하게 덩크슛을 시도하다가 로드 벤슨(30)에게 블록을 당했고 이어진 공격에서 슛을 서두르던 제퍼슨 역시 벤슨의 블록에 가로막혔다. 

공격제한시간이 끝나기 직전 두 차례의 공격을 성공시킨 모비스와 조급함을 이기지 못하고 스스로 공격 기회를 날린 LG의 마지막 3분에서 승패가 갈렸다. 결국 경험 차이였다. 

경기를 마친 유재학(51) 모비스 감독은 "(양동근과 함지훈의)버저비터 2개가 컸다. 공격이 잘 풀리지 않는 상황이었는데 두 선수의 연속골이 승리의 원동력이 됐다"고 말했다. 

함지훈은 "당시 공격제한시간이 2초 남아있었는데 노마크 찬스가 나서 슛을 던졌다. 공이 손을 떠난 뒤 줄기(포물선)를 보고 골을 확신했고 나도 모르게 주먹을 쥐었다"며 "앞서 (양)동근 형의 버저비터가 터졌을 때 승리를 예감했다"고 전했다. 

김진(53) LG 감독은 "전체적으로 경기를 잘 풀어나갔지만 마무리가 좋지 않았다. 턴오버가 많았고 리바운드에서도 뒤졌다"며 "마지막 두 번의 공격 찬스에서 김종규와 제퍼슨이 블록을 당한 것이 아쉽다. 그 상황에서 그렇게 급하게 공격을 전개할 필요가 없었다. 좋은 경험을 했다고 생각하겠다"고 패인을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