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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CL]전북현대, 디펜딩 챔피언 광저우에 원정패배 설욕

박철호 기자  2014.04.03 01:4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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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뉴스 박철호 기자] K리그의 전북현대가 디펜딩 챔피언 광저우 에버그란데(중국)를 꺾고 원정에서 당했던 패배를 갚아줬다.

전북은 2일 오후 7시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광저우와의 2014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G조 조별리그 4차전에서 후반 30분에 터진 레오나르도의 결승골에 힘입어 1-0으로 승리했다.

정혁의 퇴장 탓에 10명으로 싸웠지만 이기겠다는 강한 정신력과 집중력으로 수적 열세를 극복했다. 이날 승리로 전북(2승1무1패·승점 7)은 광저우(승점 7)와 어깨를 나란히 했다. 순위는 광저우에 이어 조 2위다. 16강 진출에 유리한 고지를 점했다.

최강희 전북 감독은 "꼭 이겨야 하는 경기였고, 선수들과 함께 꼭 이기고 싶었던 경기였다"며 "조별리그 한 경기이지만 광저우 원정에서 우리가 아픔을 겪었기 때문에 오늘 어떤 식으로든 이겨야 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광저우전 패배가 우리 팀 분위기에 큰 영향을 줬기 때문에 선수들과 많은 이야기를 하진 않았지만 (선수들의 의지가)강하게 반영된 경기였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전북은 지난달 18일 광저우 원정에서 석연찮은 심판 판정 속에서 1-3으로 패했다. 1-2로 뒤진 후반 13분에 수비수 정인환이 혼전 중에 헤딩슛으로 골을 터뜨렸지만 심판이 반칙이라며 골을 인정하지 않았다.

최 감독과 선수들이 이번 경기에 이를 갈았던 배경이다. 최 감독은 "오늘 경기가 평일임에도 많은 홈 팬들이 찾아주셨고, 열정적인 응원으로 선수들에게 힘을 줬다"며 "한 경기 승리에 연연하지 않는 편이지만 오늘 승리는 (우리의)K리그와 챔피언스리그를 볼 때, 중요한 분위기를 끼칠 수 있는 경기였다"고 했다.

또 "10명이 싸우면서도 선수들의 이기고자 하는 큰 투혼이 승리를 이끌었다. 선수들에게 큰 박수를 보내고 싶다"고 했다.

주도권을 잡았던 후반 21분에 나온 정혁의 퇴장은 분명히 큰 변수였다. 그러나 전북은 당황하지 않았고, 기세를 몰아 결승골까지 터뜨리며 승리를 챙겼다.

이에 대해선 "정혁의 퇴장은 분명히 분수령이었다"면서도 "전반의 경기 내용이 좋았기 때문에 충분히 득점을 만들 수 있다고 봤다. 우리가 의도한대로 경기가 흘렀다. 진다는 생각은 하지 않았다"고 당시 심정을 소개했다.

광저우는 중국 부동산 재벌이 2009년 인수한 뒤, 막강한 자금력을 앞세워 세계적인 선수들을 대거 영입하며 강호로 부상했다. 중국 국가대표도 상당수다. 이날 경기장에는 2600여명의 광저우 팬들이 원정 응원까지 왔다. 

구단의 전폭적인 지지가 주는 효과였다. 무리퀴, 디아만티, 엘케손 등은 모두 탈아시아급 선수로 꼽힌다. 디아만티는 이탈리아 국가대표까지 지낸 미드필더다.

최 감독은 "광저우를 빼면 중국 슈퍼리그 팀이 K리그를 압도한다는 생각은 하지 않는다. K리그도 나름대로 경쟁력이 있기에 좋은 경기를 할 수 있을 것이다"면서도 "(K리그)구단이 계속 위축이 되면 중국 클럽과의 격차가 더 벌어질 것이라는 우려의 생각은 가지고 있다"고 했다.

이어 "광저우는 자국 리그보다는 챔피언스리그를 목표로 한다는 느낌을 받았다. 몸값이 비싼 선수 1~2명이 승부를 결정하기도 하지만 조직력과 집중력, 정신력으로도 승부를 볼 수 있다"고 더했다.

마지막으로 "선수들이 패한 광저우 원정 이후에 오히려 자신감을 많이 가진 것 같다. 충분히 잘 할 수 있다는 공감대가 있었기 때문에 오늘 경기를 앞두고 기대를 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