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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LG, 고졸 신인 '임지섭'의 선발 데뷔전 승리 장식

두산전 5이닝 1실점으로 V…고졸 루키 데뷔전 승리는 류현진 이후 8년 만

박철호 기자  2014.03.30 20:4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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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뉴스 박철호 기자] 프로야구계에 모처럼 수준급 고졸 신인투수가 등장했다. LG 트윈스 좌완 임지섭(19)이 그 주인공이다. 

임지섭은 30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4 한국야쿠르트 세븐 프로야구 두산 베어스와의 경기에 선발로 등판했다. 

전날 김선우라는 깜짝 카드로 실패를 경험한 김기태 감독은 이번에는 지난해 1차 지명에서 LG 유니폼을 입은 임지섭에게 마운드를 맡겼다.

임지섭은 1회말 시작과 동시에 선두타자 민병헌에게 스트레이트 볼넷을 내줬다. 처음으로 선 꽉 찬 잠실구장 마운드는 신인 투수에겐 더없이 높아 보였다. 

하지만 임지섭은 오재원을 스탠딩 삼진으로 잡아내면서 분위기를 바꿨다. 바깥쪽 스트라이크 존에 걸치는 빠른 공에 오재원은 방망이도 내밀지도 못하고 물러났다. 

첫 번째 아웃 카운트를 신고한 임지섭은 두산의 대표타자 김현수와 호르헤 칸투를 각각 3루수 파울 플라이와 좌익수 플라이로 잡고 이닝을 마쳤다. 

임지섭은 매이닝 출루를 허용하면서 고전했다. 2회에는 1사 1,3루에서 김재호에게 좌익수 방면 희생 플라이를 내줘 첫 번째 점수를 내줬다. 

그러나 주무기인 빠른 볼을 앞세워 추가 실점을 철저히 막았다. 3회 2사 3루에서 칸투의 체크 스윙이 힘없는 1루 땅볼로 연결되는 등 운도 따랐다. 타자들은 막내 투수에게 승리를 안겨주려는 듯 5회까지 11점을 뽑았다. 

임지섭은 5회까지 마운드를 지키면서 두산 타선을 3피안타 1실점으로 봉쇄했다. 총 투구수 75개 중 63개가 빠른 공일 정도로 직구 승부를 즐겼다. 최고 구속은 149㎞에 탈삼진은 2개였다. 

데뷔전과 개막 시리즈 선발 등판이라는 부담감과 지난해 장타율 1위 두산이라는 큰 산과 맞붙어 얻은 값진 결과였다. 임지섭은 LG가 두산을 14-4로 대파하면서 데뷔전을 승리로 장식했다. 

프로야구 32년 역사상 고졸 신인의 데뷔전 승리는 단 세 차례에 불과하다. 1991년 4월24일 롯데 자이언츠 김태형이 OB 베어스전을 통해 첫 번째 주인공이 됐고, 2002년 4월9일 김진우(KIA)가 현대 유니콘스를 잡고 대형 신인의 탄생을 알렸다.

가장 최근의 일은 2006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지금은 메이저리그(MLB) LA다저스로 떠난 류현진은 그해 4월12일 LG와의 프로 첫 경기에서 7⅓이닝 3피안타 10탈삼진 무실점으로 팬들을 깜짝 놀라게 했다. 

4번째 주인공이 된 임지섭은 "첫 등판이라 쉽지 않았는데 승리투수가 돼 기쁘다. 어제 훈련 끝나고 (타자)선배님들이 '점수를 많이 뽑아줄테니 편하게 던져라'고 했다. 선배님들에게 감사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임지섭은 제주고 시절부터 초고교급 투수로 이미 이름을 떨쳤다. '지옥에서도 데려온다'는 어린 좌완 강속구 투수는 스카우트들의 관심을 끌기에 충분했다. 임지섭은 지난해 울산공고와의 주말리그 왕중왕전에서 9이닝 동안 무려 18개의 탈삼진을 솎아냈다. 청소년 대표팀 에이스 자리도 그의 몫이었다. 

LG는 임지섭을 미래의 기둥으로 키울 계획이다. 숱한 투수들을 제쳐두고 임지섭에게 개막 시리즈를 맡긴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김기태 감독은 "임지섭의 첫 선발승을 진심으로 축하한다. 좋은 투수가 나와 팀에 큰 보탬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기대감을 내비쳤다. 이에 임지섭은 "첫 단추를 잘 끼운 만큼 계속 좋은 성적을 올리는 투수가 되겠다"고 당찬 포부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