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강신철 기자] 서울시 공무원 간첩 증거조작 사건과 관련해 검찰 조사를 받은 뒤 자살을 시도한 국가정보원 권모(4급) 과장이 의식을 회복한 것으로 확인됐다.
주치의인 고윤석 호흡기내과 교수는 28일 서울 송파구 서울아산병원에서 브리핑을 열고“권 과장이 26일 오전 8시30분께 눈을 뜨고 팔다리를 움직이며 의식을 회복했다”며 “오늘 오전 8시께 인공호흡기를 떼고 자신의 이름을 이야기하고 제 명찰을 읽을 수 있을 정도”라고 밝혔다.
고 교수는 “운동기능이 많이 회복 됐으나 근력이 저하돼 있다”면서도 “뇌의 최근 기억력을 관장하는 부분이 손상돼 앞으로 지각 능력에 장애가 나타날 확률이 매우 높다”고 설명했다.
이어 “권 과장이 처음 병원에 도착했을 때 뇌 손상을 포함해 호흡과 심장, 췌장, 근육 등 여러 장기 부전이 있었다”며 “현재 회복되는 단계지만 폐렴이 남아있는 상태로 인공호흡기를 뗀 이후 48시간이 중요하다”고 전했다.
고 교수는“환자 상태를 지속적으로 관찰해서 상태가 회복될 경우 일반 병실로 옮겨저 재활치료를 하게 될 것”이라며 “신경 손상과 관련해 전문 협동 진료 중으로 전문적 치료도 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의료진은 권 과장이 큰 고비는 넘겼으나 폐렴 증세가 악화될 경우 다시 인공호흡기를 착용해야 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뇌 손상으로 인한 기억력을 관장하는 부분이 손상돼 지각 능력에 장애가 발생할 가능이 매우 높다고 내다봤다. 때문에 권 과장이 건강을 회복해도 강도 높은 검찰 수사를 소화할 수 있을 가능성이 높지 않아 보인다.
앞서 의식불명 상태로 응급 중환자실에서 치료를 받던 권 과장은 지난 25일 오후 8시30분께 서울아산병원 서관 3층 전문 중환자실로 옮겨졌다.
한편 권 과장은 지난 22일 오후 1시33분께 경기 하남시 신장동 한 중학교 정문 앞 주차된 승용차 안에서 번개탄을 피우고 의식을 잃은 채 발견됐다.
그는 곧바로 강동 경희대병원으로 옮겨진 뒤 서울아산병원으로 다시 옮겨졌다.
권 과장은 지난해 8월 국정원 대공수사국에서 수사한 서울시 공무원 간첩사건에 합류해 지난달 중국 주재 선양총영사관에 부총영사로 파견됐던 인물이다.
그는 국정원 대공수사국 김모 과장과 국정원 출신 이인철 주(駐)선양총영사관 영사와 함께 증거조작에 관여한 혐의로 지난 19~21일 검찰에 소환돼 조사를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