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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제목 따라 ‘흥망’ 결정 된다

캐릭터 지칭하는 제목 유행… 특정 글자수 선호되기도

정춘옥 기자  2014.03.26 00:3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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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제목에도 공식이 있다? 예측 불가능한 모든 것에 대한 인간의 심리가 그렇듯 영화 제작자들은 영화 흥행에 관련한 많은 징크스를 가지고 있다. 그 중에서 영화 제목 또한 유행이라는 것이 있어 흥행을 좌지우지 한다고 믿는다. 제목은 영화의 얼굴이니만큼 그 같은 믿음이 탄생한 것이 이상한 일도 아니다. 흥행한 영화의 패턴이 일정기간 유지되는 현상이 이 때문에 생긴다.

간결하고 직설적 제목 흥행 성공

 작년 연말에 개봉해 올해 초까지 흥행에 대성공한 히트작 ‘변호인’ ‘용의자’를 비롯, ‘수상한 그녀’ ‘살인자’ ‘플랜맨’ ‘들개들’ ‘몬스터’ 등은 모두 어떤 인간을 지칭하거나 연상시키는 단어를 제목으로 정했다. 이는 최근 몇 년간 꾸준히 유행하는 제목의 법칙으로 특정한 상황에 처하거나 특정 성향을 가진 캐릭터를 연상시켜 호기심을 자아내는데 좋은 제목이다.
 소위 있어 보이거나 무슨 뜻인지 제목만으로는 금방 알 수 없는 모호한 제목은 최근 인기가 없다. 오히려 기억하기 쉬운 간결하고 직설적인 제목의 영화가 흥행에 성공하는 추세고 이 여파로 충무로는 이 같은 제목을 더욱 선호한다.
 ‘용의자’ ‘살인자’ ‘몬스터’ ‘찌라시’는 익숙한 일상 속에서 흔히 쓰이는 단어를 제목으로 해서 기억하기 쉬울 뿐만 아니라 장르마저 어느 정도 짐작할 수 있게 했다. ‘찌라시’의 김광식 감독은 “ ‘찌라시’라는 용어 자체가 비속어라서 처음에는 제목으로 쓸 수 있을 거라고 생각 안 했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예언자들’ 등의 제목들이 제시됐지만 ‘찌라시’를 살렸고, ‘위험한 소문’이라는 부제를 붙이는 방식을 선택했다. 변호사에서 직업을 지칭하는 ‘사’를 사람을 뜻하는 ‘인’으로 바꾸어 영화의 의도를 잘 전달하면서도, 동시에 익숙함 속에 살짝 다른 느낌을 주는 ‘변호인’ 또한 간결하고 직설적인 제목이 흥행에 일조했다는 평가를 얻고 있다.

세 글자의 법칙

 글자 수도 유행 패턴이 있다. 두 글자나 세 글자의 제목 유행 또한 최근 몇 년간 꾸준한 인기를 모으고 있다. ‘변호인’ ‘용의자’ ‘찌라시’ ‘살인자’ ‘플랜맨’ ‘들개들’ ‘몬스터’ 등 세 자 제목은 강렬하고 쉽게 기억에 박히면서 영화의 스토리나 특징을 가장 심플하게 드러내는 것이 장점으로 분석된다.
 다섯 글자로 이루어진 제목도 흥행에 성공할 확률이 많은 제목으로 충무로에서는 인식되고 있다. 올해 상반기 흥행작 ‘수상한 그녀’가 다섯 글자다. ‘과속스캔들’ ‘화려한 휴가’ ‘조폭마누라’ ‘살인의 추억’ ‘가문의 영광’ 등 다섯 글자 제목 영화의 흥행작은 실제로 많다. 특히 ‘살인의 추억’ '왕의 남자 ‘댄스의 순정’ 등 ‘○○의 ○○’ 형태의 제목 열풍이 불기도 했다. 올해도 ‘관능의 법칙’이 이런 법칙을 따른 예다. 이 같은 제목들은 리듬감에 따라 입에 착 달라붙고 쉽게 기억에 남는 공통점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