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Z EZViwe

檢, ‘공금횡령’ 레슬링협회 前회장 구속영장[종합]

허위 회계처리 방식으로 9억 횡령…MB측근 천신일 회장 등에게 '순금 메달' 선물 논란

강신철 기자  2014.03.20 18:29:23

기사프린트

[시사뉴스 강신철 기자] 체육단체 10곳의 비리를 대대적으로 수사중인 검찰이 처음으로 전직 협회장을 사법처리했다.

서울중앙지검 특수4부(부장검사 배종혁)는 억대 공금을 빼돌린 혐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로 대한레슬링협회 김모(62) 전 회장에 대해 사전구속영장을 청구했다고 20일 밝혔다.

김 전 회장은 지난 2003년부터 2012년까지 레슬링협회 예산을 허위 회계처리하는 방식으로 약 9억원의 공금을 빼돌린 혐의를 받고 있다.

김 전 회장은 2001~2011년 레슬링협회 부회장에 이어 2011년 9월~2013년 1월 레슬링협회 회장을 역임했다.

검찰은 지난해 8월 경찰청 특수수사과에서 불구속 기소의견으로 송치한 사건을 재검토해 체육계 비리 근절 필요성을 고려, 구속수사가 불가피한 것으로 판단했다.

김 전 회장에 대한 구속전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은 오는 21일 오전 10시30분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다.

검찰은 김 전 회장을 구속하면 정확한 횡령 액수와 수법, 공금의 사용처 등에 대해 보강 수사할 계획이다.

이와 관련, 김 전 회장은 예산을 정해진 용도대로 쓰지 않고 일부를 빼돌리거나 회계항목에 누락된 정보비를 만들어 가공계상하는 방법 등으로 공금을 횡령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전 회장은 런던올림픽 이후 국내 한 대기업이 코치·선수들에게 지급한 격려금 중 수천만원을 가로챈 의혹도 받고 있다.

특히 격려금과 협회 예산을 보태 런던올림픽 메달을 본뜬 순금 메달 3개(총 120돈)를 제작해 횡령 의혹이 제기되기도 했다.

김 전 회장은 스폰서들에게 고마움을 표시하는 관행을 내세워 천신일 세중나모 회장 등에게 순금 메달을 선물해 논란이 일었다. 천 회장은 2002년 8월~2011년 6월 레슬링협회 회장을 맡은 바 있다.

검찰은 김 전 회장의 개인 비리일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지만 내부 직원이 횡령을 공모하거나 가담한 정황이 추가로 드러날 경우 협회 전체로 수사를 확대할 방침이다.

특히 김 전 회장이 오랜 기간 부회장으로 재직했고 장기간에 걸쳐 공금을 빼돌려 유용한 점을 고려할 때 이 같은 비리가 레슬링협회 내부의 고질적인 관행일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김 전 회장은 여러가지 방법으로 공금을 횡령했다"며 "원칙적으로 개인비리이지만 또 다른 문제가 있는지도 같이 살펴보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