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박철호 기자] 고양 오리온스가 6강 플레이오프 첫 승을 거두며 대역전극의 발판을 마련했다.
오리온스는 17일 고양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서울 SK와의 2013~2014 KB국민카드 프로농구 6강 플레이오프(5전3선승제) 3차전에서 81-64로 이겼다.
2연패를 당하며 벼랑 끝에 몰렸던 오리온스는 마지막 기회에서 승리를 거머쥐었다. 이날 경기 전까지 올 시즌 SK전 8연패(정규리그 6연패 포함)를 기록 중이었던 오리온스는 9경기 째 만에 '천적'을 무너뜨렸다. 7시즌 만(2006~2007시즌)의 플레이오프 4강 도전을 이어갔다.
지금까지 6강 플레이오프 1·2차전에서 모두 패한 팀이 4강 플레이오프에 진출한 적은 단 한 번도 없었다.
홈에서 SK를 완파한 오리온스는 '0% 징크스 깨기'에 나선다. 오리온스는 지난 시즌 안양 KGC인삼공사와의 플레이오프 6강에서도 원정에서 1·2차전을 내준 뒤 홈에서 3·4차전을 내리 따낸 경험이 있다. 마침 4차전도 오리온스 홈경기다.
힘든 경기가 예상됐었다. 오리온스는 김동욱과 한호빈이 1·2차전에서 각각 부상을 당하며 이날 경기에 출전하지 못했다.
외국인 선수들이 제 몫을 톡톡히 했다. 리온 윌리엄스와 앤서니 리처드슨은 각각 17점과 16점을 올리며 승리를 이끌었다. 장재석도 17점으로 힘을 보탰다.
올 시즌 단 한 경기에도 나서지 못했던 전형수는 이날 깜짝 출전해 7분32초를 뛰며 감초 역할을 톡톡히 했다. 팀 분위기를 끌어올리는 3점슛도 1개 성공시켰다.
4강행 축포를 준비했던 SK는 오리온스에 제대로 덜미를 잡혔다. 플레이오프 2연승 후 첫 패배를 당하며 울산 모비스와의 맞대결 준비를 뒤로 미뤘다.
김선형(18점)과 애런 헤인즈(17점)가 35점을 합작했지만 경기를 뒤집기엔 역부족이었다.
출발부터 오리온스가 좋았다. 김강선·윌리엄스·최진수가 연속 득점을 올리며 SK의 기를 꺾었다.
당황한 SK는 첫 득점을 올리기 위해 무리하게 공격을 전개하다 번번이 기회를 날렸다. 턴오버도 남발했다.
1쿼터를 19-10으로 마친 오리온스는 더욱 신을 냈다.특히 리처드슨이 2쿼터에만 10점을 쓸어 담으며 격차를 더욱 벌렸다.
28-41로 뒤진 채 3쿼터를 맞은 SK는 반격에 나섰다. 8점을 올린 김선형을 필두로 전 선수가 고르게 골을 성공시켰다.
지난 2차전 15점 차 역전패가 약이 됐다. 오리온스는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 4쿼터 막판까지 집중력을 발휘했다.
12점 차 리드를 잡고 4쿼터를 시작한 오리온스는 3점슛 시도를 자제하며 2점슛으로 차분히 점수를 쌓았다. 경기 종료 5분50초를 남긴 상황에서 스틸에 성공한 리처드슨이 화끈한 덩크슛으로 승부에 쐐기를 박았고 오리온스가 81-64로 값진 1승을 따냈다.
한편 양 팀의 4차전은 19일 고양실내체육관에서 벌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