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김부삼 기자] 박근혜 대통령은 18일 오후 청와대에서 에드 로이스 위원장을 비롯한 미국 하원 외무위원회 대표단을 만나 한일 과거사 문제를 비롯한 동북아 상황과 최근 한반도 정세 등을 논의했다.
박 대통령은 로이스 위원장이 지난 1일 캘리포니아주 글렌데일의 '위안부 소녀상'을 찾아 참배하고 최근 타계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황금자 할머니를 조문한 데 대해 “국민들이 감동을 많이 받았다”며 감사의 뜻을 전했다.
이어 “(위안부는) 역사 문제를 떠나서 전쟁 중 여성 인권에 관한 문제인데 여기에 대해 미국 의회에서 결의안을 실행토록 촉구한 데 대해 감사드린다”며 로이스 위원장 일행의 방한을 환영했다.
그러면서 “소녀 시절에 일생을 잊지 못할 아픔을 겪었던 수많은 할머니들이 다 돌아가시고 작년에 한 분 또 돌아가시고 해서 (생존해 있는 위안부 피해자가) 55명밖에 남지 않았다”며 “이 문제도 빨리 해결되는 게 시급하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박 대통령은 “우리 국민에 대한 전문직 비자쿼터 확대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과 함께 한국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좋은 혜택”이라며 미 의회 차원의 관심과 지원도 요청했다.
로이스 위원장은 “방한한 (미 하원 외무위) 대표단은 최대 규모라고 할 수 있다”며 “이것은 바로 대통령이 미국 상하원 합동 연설을 계기로 수많은 미국의 상·하원 의원들에게 영향을 미쳤음을 반영 한다”고 화답했다.
이어 “한·미 양국은 굳건한 동맹관계를 유지해 왔으며 박 대통령의 안정적 리더십 아래 한·미동맹의 주요 현안, 북한 문제 등을 다뤄나가기 위한 좋은 역사적 기회를 맞고 있다”고 언급했다.
그는 또 “북한인권 조사위원회(COI)의 최종보고서가 북한의 끔찍한 인권 상황을 지적하고 있다”면서 “박 대통령이 제시한 통일 비전은 북한 주민들이 그간 잃어왔던 기회를 부여할 뿐만 아니라 국제사회와의 협력을 이뤄나가기 위한 좋은 기회를 제공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밖에 대표단은 ▲한반도 및 동북아 평화·안정을 위한 한·미동맹의 역할 ▲한·미 FTA의 원활한 이행 ▲한·미 원자력협정 연장 법안 통과 등을 평가하고 역내 긴장완화를 위한 협력을 희망했다고 청와대는 전했다.
로이스 위원장이 이끄는 미 하원 외무위 대표단은 스티브 새보트 아태소위원장, 브래드 셔먼 테러·비확산·무역소위 간사, 조 윌슨 군인사소위원장 등 주요 다선 의원을 포함한 8명의 의원들로 구성됐다.
단장인 로이스 위원장은 위안부 등의 한일간 과거사 문제에 있어 공개적으로 우리측의 입장에 지지표명을 한 '친한파' 인사다. 황금자 할머니 추모 당시“사망한 여성은 피해를 입은 위안부 여성들을 상징하고 있다. 이들을 치유하는 것은 사실을 인정하는 것”이라고 촉구하기도 했다.
청와대는 로이스 위원장에 대해 “한미관계 발전과 우리측의 주요 관심사와 관련해 적극 지원해 왔던 인물”이라며 “지난해 5월 박 대통령 방미시 의회 연설을 성사시키는 데 지원했고 한미원자력협정 연장법안 발의와 더불어 만장일치로 하원을 통과하는 데 일익을 담당했다”고 평가했다.
로이스 위원장은 방한 직전 일본을 방문해 아베 신조 총리를 예방한 바 있으며 미일의원연맹 회장을 맡고 있는 나카소네 히로후미 전 외무상을 만난 자리에서는 "아베 총리의 야스쿠니 신사 참배는 중국에만 이득을 주는 행동"이라며 공개적으로 불만을 드러내기도 했다.
한편 이날 접견에서는 존 F 케네디 전 대통령의 동생 로버트 케네디 전 법무장관의 손자인 조셉 케네디 3세 하원의원도 대표단의 일원으로 자리를 함께 해 눈길을 끌었다.
그는 "케네디 집안과 박 대통령의 집안간에 오랜 유대관계를 갖고 있다"며 "한국 국민에 대한 전문직 비자쿼터 확대를 위해 노력하고 있고 장래 한·미 양국관계 발전을 위해서는 한·미 청소년간 교류 확대가 중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