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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치2014]이상화, 좀처럼 넘기 힘든 압도적 레이스

김창진 기자  2014.02.12 01:4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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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뉴스 김창진기자]  올림픽 여자 500m 2연패를 달성한 '빙속 여제' 이상화(25·서울시청)의 레이스는 그야말로 '넘사벽'이었다.

이상화는 12일(한국시간) 러시아 소치 해안 클러스터의 아들레르 아레나에서 벌어진 2014소치동계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500m에서 1·2차 레이스 합계 74초70을 기록,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2010년 밴쿠버동계올림픽에서 이 종목 금메달을 목에 건 이상화는 미국의 보니 블레어(1988년·1992년·1994년), 캐나다의 카트리나 르메이돈(1998년·2002년)에 이어 역대 세 번째로 여자 500m 올림픽 2연패를 달성했다.

2013~2014시즌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스피드스케이팅 월드컵 대회에서 압도적인 모습을 자랑했던 이상화는 이날 다른 선수들이 좀처럼 넘기 힘든 레이스를 선보였다.

초반 레이스 기록과 막판 레이스의 기록이 모두 준수했다. 1차 레이스 막판 400m를 제외하고는 초반 100m, 이후 400m 기록이 모든 선수들에게 앞섰다.

2012~2013시즌 이전까지 이상화의 스타트는 단점이었다. 이상화는 폭발적인 막판 스퍼트로 400m 구간을 통과, 상위권에 오르곤 했다.

밴쿠버동계올림픽 1차 레이스가 대표적인 예다. 

당시 1차 레이스에서 이상화의 초반 100m 기록은 10초34로, 예니 볼프(35·독일)가 기록한 10초26에 못 미쳤다. 하지만 38초24를 기록해 38초30으로 결승선을 통과한 볼프를 제쳤다. 

그러나 초반 100m가 단점이라고 꼽힌 것도 오래 전 일이다. 이상화는 2012년 케빈 크로켓(40·캐나다) 코치가 한국대표팀을 맡은 후 이 약점을 완전히 극복했다.

이상화는 36초36의 세계신기록을 작성한 지난해 11월 2013~2014시즌 ISU(국제빙상경기연맹) 스피드스케이팅 월드컵 2차 대회 2차 레이스에서 초반 100m를 10초09로 주파했다. 이는 역대 가장 빠른 기록이다.

이날도 이상화는 1차 레이스 초반 100m부터 금메달을 기대케 했다.

물론 이전의 레이스를 살펴봤을 때 1차 레이스 초반 100m와 후반 400m 기록이 기대에는 미치지 못했던 것이 사실이다.

이번 대회 스타터로 참가한 오용석 단국대 감독은 "긴장한 기색이 있었다. 긴장하지 않았다면 초반 100m와 후반 400m에서 모두 더 좋은 기록이 나왔을 것"이라며 "긴장하지 않았다면 초반 100m를 10초20대로 통과했을 것이라고 본다"고 평가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상화의 레이스는 '넘사벽(넘을 수 없는 사차원의 벽)’이었다.

1차 레이스에서 초반 100m 기록은 이상화가 가장 빨랐다. 10초33으로 볼프(10초37)·왕베이싱(10초39) 등 경쟁자들에 비해 가장 빨랐다. 

초반 100m를 빠르게 주파하면 그만큼 가속이 붙어 막판 400m 기록도 한층 좋아진다. 초반 100m에서 0.1초를 줄이면 전체 기록을 0.2~0.3초 정도 줄일 수 있다.

1차 레이스에서 첫 100m 기록 뿐만 아니라 막판 400m 기록도 출전 선수들 가운데 두 번째로 좋았다. 이상화는 1차 레이스에서 막판 400m를 27초09로 통과했다. 가장 빠른 선수는 26초79를 기록한 장훙이었다.

2차 레이스는 더욱 완벽했다. 초반 100m 구간을 폭발적인 스피드로 치고 나간 이상화는 10초17로 주파했다. 자신의 100m 구간 최고 기록인 10초09에는 0.08초 뒤졌지만 나머지 선수들이 가운데 가장 빨리 통과했다.

끝까지 막판 스퍼트에 집중한 이상화는 결승선을 37초28로 통과, 올림픽기록을 새로 작성하며 금빛 레이스를 마무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