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김창진기자] 한국 스피드스케이팅 대표팀을 지도하고 있는 케빈 크로켓(40) 코치가 중국대표팀의 왕베이싱(29·중국)을 가르치고 있는 제레미 워더스푼(38)과의 '지도자 대리전'에서는 미소를 지었다.
12일(한국시간) 러시아 소치 해안 클러스터의 아들레르 아레나에서 벌어진 2014소치동계올림픽 여자 500m에서 이상화(25·서울시청)가 금메달을 딴 반면 경쟁자 중 한 명으로 꼽히던 왕베이싱은 7위에 그쳤다.
2012~2013시즌, 2013~2014시즌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스피드스케이팅 월드컵 대회에서 레이스를 치르는 족족 정상에 오른 이상화가 워낙 강력한 후보로 꼽혔지만 크로켓 코치와 워더스푼 코치의 '지도자 대리전'도 눈길을 머물게 했다.
지난 2012년부터 한국대표팀을 맡은 크로켓 코치는 이상화가 스타팅에 대한 약점을 극복하도록 도와 그를 세계 최강의 자리에 올려놨다.
은퇴했다가 복귀해 선수로서 소치올림픽 출전을 노렸던 워더스푼 코치는 올해 캐나다 대표선발전에서 올림픽행 티켓을 따는데 실패한 후 왕베이싱의 지도자로 나섰다.
크로켓 코치와 워더스푼 코치는 캐나다대표팀에서 한솥밥을 먹었던 사이다.
현재 워더스푼 코치가 지도하는 왕베이싱을 세계 정상급 스프린터의 자리에 올려놓은 것이 크로켓 코치기에 둘간의 '대리전'은 큰 관심을 모았다.
선수 이력만 보면 워더스푼 코치가 훨씬 화려하다.
1998년 나가노동계올림픽 남자 500m에서 워더스푼 코치가 은메달을 땄을 때 크로켓 코치는 그에 게 밀려 동메달에 만족해야 했다.
워더스푼 코치는 올림픽 금메달과는 인연이 없었으나 세계스프린트선수권대회에서는 4차례(1999년·2000년·2002년·2003년) 정상에 오르며 단거리 스타로 활약했다.
1000m에서 7차례 세계기록을 작성한 워더스푼 코치는 500m에서도 세 번이나 세계기록을 경신했다.
그가 2007년 11월 미국 솔트레이크시티 유타 올림픽 오벌에서 세운 남자 500m 세계기록(34초03)은 여전히 깨지지 않고 있다.
크로켓 코치는 1995년(1000m)과 1997년(1500m) 세계기록을 작성한 경험이 있지만 수상 경력은 워더스푼 코치와 비교하기 힘들다.
선수 경력은 화려했을지 몰라도 이날 벌어진 '코치 대리전'에서는 이상화를 앞세운 크로켓 코치가 앞섰다.
크로켓 코치를 만난 후 초반 100m에서의 약점을 보완한 이상화는 이날 1차 레이스에서 다소 긴장한 듯 초반 100m를 10초33으로 주파하는데 그쳤으나
왕베이싱은 워더스푼 코치에게 지도를 받은 이후 상승세를 자랑했다. 그는 지난달 1월 독일 인첼에서 훈련을 하면서 예니 볼프(독일)가 세웠던 여자 500m 트랙레코드(37초77)보다 빠른 37초54의 기록을 냈다.
하지만 이상화라는 벽은 넘지 못해 워더스푼 코치가 품은 올림픽 금메달의 한을 풀어주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