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우리당의 정계개편 방향을 놓고 당 사수파인 친노 그룹과 통합신당파가 첨예한 대립을 계속하고 있는 가운데 친노 그룹에 속하는 열린우리당 백원우 의원이 7일 김근태 당의장의 '다수에 따르는 전력'을 문제삼고 나섰다.
노 대통령 보좌관 출신의 백 의원은 이날 자신의 홈페이지에 올린'한 초선의원이 당의장님에게 드리는 글' 에서 "당의장은 창당 실패론을 얘기하면서 정계개편론에 불을 지폈고, 이제 국정실패론을 얘기하면서 대통령과 참여정부를 부정하고 있다"며 "집권여당의 최고 지도자가 국정실패를 이야기하는 정부에 어느 국민이 지지를 보내겠냐" 고 김 의장을 정조준 했다.
백 의원은 김 의장이 재야시절이던 지난 95년 다수의 편인 새정치국민회의 창당에 참여했고 2002년 9월 다수의 뜻에 따라 노무현 당시 민주당 대선후보 선거대책위 불참을 결정했으며 2004년 신당창당 때도 중간지대에서 망설였다는 것이다. 이는 김 의장이 당사수파에 비해 수적 우세를 보이는 통합신당파 쪽에 무게를 두고 있는데 대한 비판이다. 백 의원은 "(김 의장은) 이제 또 다시 다수의 이름으로 새로운 판단을 하려고 한다"며"과연 그 판단이 옳은지 나는 의심스럽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백 의원은 또한 김 의장의 '국정실패' 발언에 대해서도 날을 세웠다. 그는 "정치를 1~2년 하신 분도 아니고 차기대권을 준비하는 분으로서 어떤 근거로 국정실패를 운운하는지 참으로 답답하고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도대체 우리당의 지난 3년은 실패의 연속이었고 참여정부 지난 4년은 실패로만 점철된 정부인가"고 물으며 김 의장을 강하게 비판했다.
백 의원은"집권후반기의 낮은 지지도를 말하면서 실패를 이야기한다면 80년대 이후 우리나라 정부는 모두 실패한 정부"라며"그러나 우리는 지난 국민의 정부를 실패한 정부라고 규정하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다음은 백원우 의원이 '당의장님께 드리는 글' 전문이다.
늦었지만 당의장께서 전당대회를 통해 당의 진로를 결정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것은 잘된 일이라고 생각하며 환영합니다. 그러나 당의장께서 말씀하신 국정실패론을 저는 동의할 수 없습니다. 정치를 일이년 하신 분도 아니고 차기대권을 준비하시는 분으로써 어떤 근거로 국정실패를 운운하시는지 참으로 답답하고 이해 할 수 없습니다.
당의장께서는 창당 실패론을 이야 하시면서 정계개편론에 불을 지피셨고, 이제 국정실패론을 이야기하시면서 대통령과 참여정부를 부정하고 계십니다. 당의 지도자께서 스스로 실패를 자임하는 정당에 어느 국민들이 지지를 보내겠습니까? 집권여당의 최고 지도자가 국정실패를 이야기하는 정부에 어느 국민이 지지를 보내겠습니까?
집권후반기의 낮은 지지도를 말씀하시면서 실패를 이야기하신다면, 80년대 이후 우리나라 정부는 모두 실패한 정부입니다. 우리는 지난 국민의 정부를 실패한 정부라고 규정하지 않습니다. 2001~ 2002년 집권당 새천년민주당과 국민의 정부는 연이은 보궐선거 지방선거 패배와 각종 게이트로 지지도가 하락했지만 우리는 국민의 정부를 지켰고, 민주당을 살려냈습니다.
김근태 당의장님은 우리당의 최고 지도자이십니다. 최고 지도자께서 창당도 실패한 것이고, 정부도 실패했다고 하신다면 우리당 당원들과 지지자들은 누굴 따라야 합니까? 도대체 우리당의 지난3년은 실패의 연속이었고, 참여정부 지난 4년은 실패로만 점철된 정부입니까?
저는 김근태 당의장님께서 걸어온 정치역정을 뒤돌아보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저의 짧은 정치경력의 기억으로만 하더라도 당의장님의 몇 가지 중요한 정치적 판단이 있었습니다.
95년 당의장님께서는 인간적 고뇌와 갈등을 보이시면서 새정치국민회의 창당에 참여하셨습니다. 고민하셨지만 끝내 다수의 편에 참가하셨습니다. 국민회의의 창당은 지역 색채를 강화해서 지역주의 대결구도를 강화시켰습니다.
2002년 9월 우연히도 정몽준의원이 대권 출마선언을 하던 날 김근태 의원님은 노무현 민주당 대통령후보 선거대책위 불참을 선언하셨습니다. 당시 민주당 대부분의 의원들이 대통령후보를 갈아치우자고 준동하면서 신당 운운할 때 였습니다. 그때도 당의장님은 다수의 편에 서 계셨습니다.
2004년 가을 신당창당을 통해 지역주의 정당에서 벗어낫고자 했던 새로운 정치개혁의 흐름에 참여하시지 않고 중간지대에서 망설이고 계셨습니다. 열린우리당의 창당이라는 새로운 흐름을 선도하시지 못했습니다.
김근태 당의장님은 몇 번의 중요한 정치적 판단과 결정의 시기마다 숫자가 많은 편에 서시거나 망설이시면서 흐름을 놓쳤습니다. 지도자로서 민심을 이끌고 선도하기보다는 항상 안전해 보이는 다수 군중 속에 숨거나 상황이 종료된 이후에 모습을 보이셨습니다.
이제 또다시 다수의 이름으로 새로운 판단을 하시려고 합니다. 과연 그 판단이 옳은지 저는 의심스럽습니다. 창당도 실패하고 국정도 실패했다고 하시면서 국민들이 원하는 정치를 해야 한다고 주장하십니다. 그러나 과거가 말해주듯 당의장님의 말씀 속에 있는 '국민들이 원하는 정치'는 김근태 의장님에게는 없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