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Z EZViwe

민주당, 김대표 중도 강화 노선 놓고 노선논쟁 가열

강민재 기자  2014.01.29 10:54:01

기사프린트

민주당 소속 의원들이 김한길 대표의 중도 강화 노선을 놓고 나름의 목소리를 내기 시작하면서 노선 논쟁이 가열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6월 전국동시지방선거 후 당 안팎의 변화를 예상해 일찌감치 세력간 경쟁이 시작되는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진보성향의 의원들의 김 대표의 노선에 비판적 입장을 공개적으로 드러내자 일부 중도 의원들이 여기에 반발하고 나서는 등 당내 긴장이 높아지고 있는 것이다. 

최재성·강기정·조정식·이목희·정청래·유은혜·전해철 의원 등으로 구성된 '민주당 정치교체·정당재구성을 위한 혁신모임'은 지난 28일 토론회를 열고 당 지도부를 향해 쓴소리를 했다.

모임을 주도한 최재성 의원은 "현재 민주당 대표와 지도부의 권한은 세계 어떤 정당보다 막강하다. 제왕적 지도체제다. 집단 지도체제라고 해도 지도부와 당원, 계층을 뛰어넘어 시민계층과 통로는 원활하지 않다"며 당 지도부를 겨냥했다.

정청래 의원 역시 "야당이 아무리 복지정책, 대기업 성장정책을 내보여도 국민들은 관심이 없다. 국민들이 민주당에 관심을 갖는 것은 야당다운 야당을 요구하기 때문이다. 국민들의 인식 변화가 없는 한 어떤 정책을 내놔도 백약이 무효"라며 김한길 대표의 중도강화 노선을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이 같은 발언을 단순히 당 지도부를 향한 조언과 쓴소리로 해석할 수도 있지만 정치권 일각에선 혁신모임 결성이 지방선거 이후를 내다보는 포석일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혁신모임에 차기 당대표나 원내대표 후보군으로 꼽히는 인물들이 속해 있기 때문이다.

특히 혁신모임 소속 의원들의 움직임은 이들과 가까운 정세균·문재인 의원, 손학규 상임고문 등의 차기 당권 도전 가능성과도 맞물려 있다는 점에서 더 주목을 받고 있다. 

이 밖에 당내에선 참여연대 출신인 김기식 의원을 비롯한 일부 초선의원들의 독자세력화설도 제기된다. 지난해 연말 외국인투자촉진법 개정안 처리과정에서 강하게 반발하는 등 진보성향이 강한 이들은 당의 중도강화 노선에 비판적인 견해를 밝힐 것으로 예상된다. 

이처럼 당내 진보성향 인사들의 반발이 일자 김한길 대표가 달래기에 나섰다.

김 대표는 28일 최재성 의원을 직접 만나 당 개혁방안과 정치혁신 방안에 관한 논의를 했다. 김 대표는 또 설 연휴 전국 버스투어 종료 후 혁신방안을 단계적으로 발표하겠다고 밝히는 등 당내 진보 강경파 달래기에 신경을 쓰는 모양새다.

진보성향 의원들의 세력화 움직임에 이번엔 당내 중도성향 인사들이 반발하기 시작하면서 당내 상황이 더 복잡해지고 있다. 

3선인 조경태 최고위원과 초선 황주홍 의원은 지난 27일 경기 안양에서 열린 한반도미래포럼 창립총회를 통해 이 모임의 상임공동대표로 추대됐다.

당내 친노무현계, 진보 강경파와 대립각을 세워온 조 최고위원은 당 지도부가 특정계파와 이념에 휘둘리지 말고 구체적인 정책개발에 주력해야 한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황 의원도 "민주당이 지난 총선과 대선에서 패한 근본원인은 민주당 내부의 이념적 편향성과 편협성, 편중성 등 3편 때문"이라며 "지금 이 상태로 계속가면 민주당은 계속 패배해 새누리당의 식은 죽 역할밖에 하지 못하게 된다"고 비판했다.

그는 또 "민주당이 다가오는 6·4지방선거와 2016년 총선, 그리고 2017년 대선에서 승리하기 위해서는 국민들의 눈 밖에 나 있는 기울어진 민주당을 지금부터라도 바로 잡아야만 한다"며 중도강화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처럼 당내에서 모임이 속속 결성되고 서로를 향한 날선 비판이 제기되자 일각에서는 김 대표가 신년 기자회견을 통해 주장했던 '분파주의 극복' 목표 달성에 차질이 생기는 것 아니냐는 우려 섞인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이 때문에 설 연휴 동안 전국버스투어를 떠나는 김 대표의 발걸음이 가벼울 수만은 없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