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월 16일 개막한 2014 시네마테크의 친구들 영화제가 숨가쁘게 절반을 지나왔다. 올해로 9회를 맞은 '시네마테크의 친구들 영화제'는 시네마테크 전용관 서울아트시네마를 후원하고 지원하기 위해 만들어진 영화제로 해마다 한국을 대표하는 영화인과 문화예술인이 참여해왔다. 올해는 영화감독 김태용, 김지운, 김홍준, 김동원, 변영주, 오승욱, 이준익, 이해영, 장률, 장준환, 영화제작자 오정완, 영화평론가 이동진, 정성일, 뮤지션 야마가타 트윅스터의 한받이 참여해 영화를 선정하고, 시네토크를 통해 관객과 직접 소통하는 시간을 갖고 있다.
특히, 7시간 30분이라는 긴 상영시간에도 불구하고 일찌감치 전석이 매진되면서 영화제의 시작을 뜨겁게 달궜던 이동진 평론가의 선택작 '사탄탱고'는 2월14일 한 번 더 관람할 수 있고, 예매 오픈 후 하루 만에 매진된 봉준호 감독의 '마더'(흑백판)도 2월6일 추가 상영이 확정되면서 아쉬운 관객의 마음을 조금은 달랠 수 있게 됐다. '두만강', '이리', '경계', '풍경'과 신작 '경주'까지 활발한 작품 활동을 하며 이 시대 거장으로 손꼽히는 장률 감독의 마스터 클래스는 시네아스트의 작업 세계를 들여다 볼 수 있는 흔치 않는 기회가 될 것이다.
2월에는 변영주 감독의 '엑스칼리버', 이해영 감독의 '세일러복과 기관총', 김태용 감독의 '유령과 뮤어 부인', 김홍준 감독의 '두 여인', 한받(야마가타 트윅스터)의 '마리안의 허상', 정성일 평론가의 '영혼의 목소리', 장준환 감독의 '5번가의 비명', 김성욱 프로그램디렉터의 '마일스톤즈'의 시네토크가 진행된다.
올해는 7시간30분 '사탄탱고', 5시간 30분 '영혼의 목소리', 3시간 15분 '마일 스톤즈'과 같이 유난히 상영 시간이 긴 영화가 3편이나 선정됐다. 이 작품들은 작품성과 영화가 가지고 있는 가치만으로도 높은 평가를 받고 있지만 평소 일반 극장에서는 볼 수 없는 영화로, 이번 친구들 영화제에서 관람한다면 결코 잊지 못할 영화적 경험과 즐거움을 만끽할 수 있을 것이다.
더불어 하 수상한 시절, 폭력과 범죄의 세계를 그린 미국 영화사의 문제작을 다룬 ‘패닉’ 섹션에서는 프리츠 랑의 ‘인간사냥’과 윌리엄 프리디킨의 ‘프렌치 커넥션’, 데이빗 핀처의 ‘파이트 클럽’ 등을 디지털 복원작으로 만날 수 있다.
‘영화를 단순히 감상하고 소비하는 것을 넘어 친구들과 작품에 대한 심도 있는 토론과 영화에 얽힌 추억을 비롯해 소소하고 재미있는 개인적 이야기까지 나눌 수 있는 2014 시네마테크의 친구들 영화제는 종로구 낙원동에 위치한 서울아트시네마에서 2월23일까지 계속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