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김창진 기자] 사상 첫 월드컵 원정 8강을 노리는 홍명보호가 브라질월드컵 본선 첫 상대인 러시아를 넘기 위한 본격 프로젝트에 돌입했다.
홍명보(45,사진) 감독이 이끄는 한국축구대표팀은 지난해 12월7일 브라질에서 열린 '2014 브라질월드컵 조추첨'에서 러시아·알제리·벨기에와 함께 H조에 편성됐다.
한국은 오는 6월18일 오전 7시(한국시간) 브라질 쿠이아바의 아레나 판타날에서 러시아와 첫 경기를 벌인다. 대체로 무난한 조에 편성됐다는 평가가 주를 이루고 있는 가운데 비슷비슷한 팀이 몰려있어 서로 물고물리는 또 하나의 ‘죽음의 조’가 될 수도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그만큼 러시아와의 첫 경기에 대한 중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한국은 4년 전 남아공월드컵 당시 그리스와의 첫 경기에서 2-0 승리를 거두고 아르헨티나(1-4 패)·나이지리아전(2-2 무)을 거쳐 1승1무1패 조2위로 사상 첫 원정 16강을 달성한 바 있다.
반대로 첫 경기에서 자칫 패할 경우 대표팀 사기 저하와 함께 이어지는 알제리(6월23일)·벨기에(6월27일)와의 경기에 적잖은 부담을 갖게 된다. 홍 감독도 첫 경기의 중요성을 잘 알고 있다.
러시아 클럽 안지 마하치칼라에서 거스 히딩크 감독을 보좌한 안툰 두 샤트니에(56·네덜란드) 코치를 대표팀으로 영입한 것도 러시아전을 대비한 사전 포석이다.
선수 은퇴 후 줄곧 FC위트레흐트·FC암스테르담 등 네덜란드 클럽의 감독을 맡아온 두 샤트니에 코치는 히딩크 감독이 안지 사령탑에 오르자 코치로 합류해 지난 2012년부터 약 1년 6개월 간 도왔다.
그는 한국의 월드컵 본선 첫 상대인 러시아의 사정에 밝은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히딩크 감독을 보좌해 안지를 이끌면서 러시아 클럽 선수들을 면밀히 관찰한 바 있다.
러시아 클럽에서 뛰고 있는 선수 위주로 대표팀을 꾸린 러시아대표팀의 전력을 분석하기에 최적의 코치인 셈이다.
그는 9일 열린 취임 기자회견에서 “1년 반 안지에서 코치로 활약하면서 러시아 (국가대표)선수들 대부분에 대한 확인을 마쳤다”며“벨기에는 네덜란드에서 멀리 떨어지지 않아 잘 알고 있다. 알제리는 잘 알지는 못하지만 자료들이 많아서 분석하는 데 어려움이 없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홍 감독은 지난해 1월 히딩크 감독이 사령탑으로 있는 안지로 코치 연수를 떠났다. 당시 두 샤트니에 코치와 친분관계를 쌓았던 경험을 활용해 대표팀 코치로의 영입 제안을 했다.
사적으로 의사를 확인한 홍 감독이 대한축구협회를 통해 두 샤트니에 코치를 영입해 줄 것을 제안하자 황보관(49) 기술위원장을 비롯한 관계자들이 두 샤트니에 코치가 있는 네덜란드로 날아가 담판을 지었다.
황보관 위원장은 “그동안 홍 감독이 대표팀을 맡은 뒤 월드컵 본선에서 상대할 팀들을 잘 아는 코치가 필요하다고 요구해왔다. 두 샤트니에 코치를 적임자로 추천했고 내가 지난해 12월27일 네덜란드로 직접 가서 이야기를 끝냈다”고 설명했다. 두 샤트니에 코치의 주된 임무는 한국이 상대할 러시아·벨기에·알제리에 대한 정보수집이다. 여기에 해외에서 뛰고 있는 한국대표팀 선수들의 컨디션을 체크해 홍 감독에게 보고하는 역할도 맡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