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이상미 기자] “‘맘마미아!’는 기쁨의 공연이에요. 냉소적이지 않고 나쁜 사람도 등장하지 않죠. 평범한 사람들이 우스꽝스러운 상황에 처하는 내용이죠. 그런데 이 상황이 아바의 음악과 융합되면서 기쁘고 행복해지는 거죠.”
뮤지컬 ‘맘마미아!’의 영국 오리지널팀 내한공연의 폴 게링턴 협력연출은 27일 프레스콜에서 이 작품이 세계적으로 인기를 끄는 비결에 대해 이같이 밝혔다.
‘맘마미아!’는 ‘댄싱퀸’ '아이 해브 어 드림‘ 등 스웨덴의 세계적인 팝그룹 ’아바'의 히트곡 22곡을 엮은 주크박스 뮤지컬이다.
젊은날 아마추어 그룹의 리드싱어였으나 지금은 작은 모텔의 여주인이 된 ‘도나’와 아빠 없이 성장한 스무살 딸 ‘소피’가 주인공이다. 소피가 약혼자 ‘스카이’와 결혼을 앞두고 아빠일 가능성이 있는 세 명의 남자에게 결혼식 초청장을 보내면서 벌어지는 일을 유쾌하게 그린다.
1999년 영국 웨스트엔드에서 탄생했다. 2001년 미국 뉴욕 브로드웨이를 시작으로 독일, 프랑스 등 46개 나라 400개 주요도시로 퍼져나가며 5400만명을 끌어모았다. 지금도 세계에서 평균 1만7000명 이상이 매일 밤 '맘마미아!'를 관람하고 있다. 이러한 인기에 힘 입어 2008년에는 할리우드 배우 메릴 스트립(64), 아만다 사이프리드(28) 주연의 동명 영화로 옮겨지기도 했다.
한국에서는 2004년 1월25일 라이선스로 처음 선보였다. 이후 10년 간 한국공연 사상 최단기간 1200회 공연, 150만 관객을 돌파하며 흥행기록을 세웠다. 게링턴 연출은 국내에서 공연제작사 신시컴퍼니와 손 잡고 '맘마미아!'와 '댄싱 섀도' 같은 라이선스 뮤지컬과 연극 '피카소의 여인들'을 선보였다.
한국에 특별한 친구들이 많다는 그는“세계를 돌면서 공연했지만, 서울에서 공연하는 것이 특별하다"면서 "특히 한국배우들이 노래하는 모습을 보면, 감명 받지 않을 수가 없다”고 말했다.
한국에서 도나 역을 처음 맡았던 뮤지컬배우 박해미를 잊을 수 없다. “그녀만의 독특한 개성이 있다”는 것이다. “자기만의 주장과 개성이 강한 배우들과 작업해왔는데, 한국 배우는 특히 자기 주장이 강하고 재능도 많다”고 봤다.
이번 내한공연에는 월드 투어의 배우들이 무대에 오른다. 전날 첫 공연한 도나 역의 사라 포이저는 “한국에서 처음 공연하는 것은 벅차오르는 경험”이라면서 “관객들이 일어나서 박수를 쳐주는데 다정하다는 것을 느꼈다”고 말했다.
스트립이 영화에서 같은 역을 맡은 것이 부담스럽지 않느냐는 물음에 “스트립은 아주 훌륭하고 멋진 배우다. 다행스런 부분은 내가 먼저 도나를 연기했다는 점”이라면서 “나는 나의 도나를 연기해야 한다”고 답했다.
영국에서 '스프링 어워이크닝'과 '타이타닉'에 출연한 소피 역의 빅토리아 세라는 '맘마미아!'는 이번이 처음이다. 특히, 데뷔 무대인 전날이 생일이라 더 뜻깊었다. “다들 따뜻하게 대해줘서 공연이 끝날 때는 감정이 북받쳤다”면서 “(한국) 의상팀이 드레스를 가지고 오면서 생일 축하까지 해줬다. 다른 나라에서는 일어나지 않을 일 같다”며 즐거워했다.
10세 때 이 공연을 처음 봤다는 그녀는 “예전에는 화려한 것이 눈에 들어왔는제 성인이 돼 공연에 참여하니 대본의 가치와 내용을 이해하게 됐다”면서 “가족과 사랑에 대한 이야기는 불멸의 가치다. '맘마미아!'를 보고 나서 마지막에 웃으면서 춤을 출 수 있으면 충분하다. 엄마와 자신의 관계를 떠올리면 더 좋을 것”이라고 귀띔했다.
신시컴퍼니의 박명성 예술감독은 “'맘마미아!'가 한국에서 10년 공연하면서 정점을 찍었다고 생각했다”면서 “앞으로 10년 동안 '맘마미아!'를 어떻게 끌고 갈까 생각하다가 성숙한 우리 배우들의 기량을 비교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 오리지널 팀을 초청하게 됐다”고 전했다.
신시컴퍼니 관계자는 “한국공연 10주년을 맞아 영국 팀을 초청했다”면서“이번 오리지널팀 내한공연을 끝으로 당분간 한국에서는 '맘마미아!'를 만나볼 수 없다”고 말했다. 2014년 3월23일까지 서울 한남동 블루스퀘어 삼성전자홀에서 볼 수 있다. 5만~15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