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강민재 기자]10월 국회의원 재·보궐선거에서 서청원 전 한나라당 대표가 국회의원으로 복귀, 여의도에 화려하게 입성하면서 새누리당 내 권력 구도에 상당한 지각 변동이 예고된다.
‘서청원 카드’는 지난 4월 재보선에서 입성한 ‘김무성 대세론’을 차단하기 위한 청와대의 포석이라는 시각이 많았던 만큼 당내 계파간에 변화가 야기될지 초미의 관심사다.
현재 최다선인 7선의 고지에 오른 서 당선인은 국회의장 후보는 물론 차기 당권주자로도 거론된다. 당권에는 관심이 없다고 밝혔지만 본인의 의지와 무관하게 당내에서는 5선의 김무성 의원과 당권을 놓고 긴장 관계를 형성할 수 있다는 관측이다.
서 당선인의 정치 복귀는 명예회복을 벼르는 본인의 의사는 물론 청와대의 복심과 무관치 않다는 해석이 우세하다. 청와대는 “관여할 문제가 아니다”고 일축했지만 국정 운영 동력이 떨어진 상황에서 올해 하반기와 내년 초 당과 국회 내의 역할론에 기대감을 걸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 서 당선인의 ‘출마의 변’을 보면 지역보다는 중앙 무대에서의 역할론에 무게 중심을 두고 있다. 그는 ‘실종된 정치의 복원’을 언급하면서 “집권당의 위상을 바로 세우고 국회의 권능을 회복하는데 힘을 다하겠다”며 “박근혜 정부가 성공하도록 돕는 일”이라고 역할을 규정했다.
홍문종 사무총장은 “서 당선자는 당에서 구심점 역할을 하기에 충분하다”며 “여야 소통이나 당에서의 리더십 문제 등을 많인 분들이 지지하고 있고 실제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밝혔다.
반면 유력한 당권 주자로 독주를 이어온 김무성 의원은 ‘긴장 모드’다. 김 의원은 4월 재보선을 통해 국회에 입성한 뒤 지난 9월 ‘근현대사 연구교실’이라는 의원 모임을 통해 세(勢) 결집에 나섰다. 모임에는 새누리당 의원 153명 가운데 100여명이 참석할 정도로 ‘김무성 파워’를 입증했다.
김 의원은 한때 친박계 좌장이라 불릴 정도로 친박계의 핵심이었다. 하지만 2인자를 용납하지 않은 박 대통령과 마찰설이 불거진 가운데 친이계의 지원을 받아 원내대표에 당선된 전력이 있다. 이후 지난 대선에서 총괄선대본부장으로 재신임을 받았지만 아직 관계가 회복되지 않았다는 해석이 나온다.
이런 상황에서 서청원 전 대표의 원내입성은 당내에 상당한 긴장감을 야기할 전망이다. 당장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조기에 당권 경쟁이 가시화될 경우 갈등이 표면화될 수도 있다.
서 당선인이 향후 정치권에서 어떤 역할을 하게될지는 아직 불분명하지만 정치적으로 상당한 존재감을 나타낼 것이라는데는 이견이 없다.
이는 곧 박근혜 정부에게 큰 힘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서청원 의원의 등장은 박근혜 정부가 출범 8개월을 넘어서고 있는 가운데 국정 동력을 되찾기 위한 당·정·청 관계에도 변화를 야기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른바 '올드 보이'의 귀환이라고 불리는 상황에서 김기춘 청와대 비서실장과 정홍원 국무총리와 함께 '트로이카'를 형성해 국정 운영 동력에 힘이 실릴 지도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