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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盧 대통령 DJ방문' 놓고 날선 공방

김부삼 기자  2006.11.05 19: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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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는 노무현 대통령이 4일 김대중 전 대통령을 전격적으로 예방한 것과 관련해 날선 공방을 벌였다.
청와대 윤태영 대변인은 "두 전·현직 대통령이 북핵 문제의 평화·외교해결에 공감하고 부동산 문제를 논의했을 뿐 정계개편 논의는 일절 하지 않았다"고 밝혔지만 정계개편 논의가 불붙은 시점에 이뤄져 정당마다 민감한 반응을 보였다.

한나라당과 민주당은 이를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지는 않는 눈치다. 범여권의 정계개편 논의가 한창인 상황에서 현직 대통령의 전격적인 전직 대통령 방문, 그것도 호남 민심을 대표하는 DJ를 찾아간 데는 숨은 속뜻이 있지 않겠느냐는 것이다.

한나라당 나경원 대변인은 5일 논평을 통해 "노 대통령과 김 전 대통령이 만나 북핵과 부동산 문제만 논의하고 정계개편에 대해서는 일체의 언급이 없었다고 하지만 이 말을 곧이곧대로 믿을 사람은 아무도 없다"며 "두 사람의 만남 자체가 이미 정치적 행위"라고 지적했다. 그는 "노 대통령이 스스로 국정의 중심에서는 것이 아니라 정치의 중심에 서겠다는 의중을 고스란히 드러낸 것"이라고 비난했다.

김정훈 정보위원장은 "지역기반이 취약한 노 대통령으로서는 호남이라는 확실한 지역기반을 바탕으로 정계개편의 중심역할을 할 수 있는 DJ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다"며 "이번 만남도 그런 계산이 깔려 있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DJ가 최근 '상왕(上王)정치'를 하려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꼬집기도 했다.

민주당 유종필 대변인도 "워낙 이례적이고 파격적이기 때문에 형식이 내용을 압도했다"면서 "노무현 기획의 돌출적 이벤트"라고 말했다. 그는 "호남을 비롯한 DJ 지지자들의 마음을 다시 사보겠다는 시도인 것 같은데 그게 기획대로 잘 되지는 않을 것"이라며 "오히려 부산.경남 지지자들을 떠나게 하는 요인이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열린우리당 우상호 대변인은 "현직 대통령이 전직 대통령의 도서관 기념 행사를 축하하기 위해 방문한 것은 파격적이고 신선하다"면서 "이를 정계개편과 연계시켜 정략적으로 해석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맞받았다. 그는 "청와대로부터도 어떤 정치적 고려 없이 말 그대로 도서관 개관에 대해 축하하기 위한 방문이라고 들었다"며 정치적 해석을 일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