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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지의 늪 빠져선 안 돼”

진념·이헌재 등 전직 경제관료 대거 참여… ‘건전재정포럼’ 발족

우동석 기자  2012.09.26 18:3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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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념·이헌재·강봉균·변양균·윤증현·전윤철·강경식·권오규 등 전직 경제 부총리·장관들을 비롯한 전직 경제관료, 언론계, 학계 인사 100여명이 정치권의 '복지 포퓰리즘' 차단을 위해 한 자리에 모였다. 이들은 26일 서울 중구 태평로 한국프레스센터에서 '건전재정포럼' 창립식을 갖고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인기영합적인 정책이 양산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며 "우리 경제구조의 불공정성을 제거하고 정치권의 복지포퓰리즘을 견제해 국가재정의 건전성을 지켜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포럼 대표를 맡은 강봉균 전 재정경제부 장관은 이날 창립선언문을 통해 "경제민주화와 복지 확대 요구가 늘어나고, 대선을 앞둔 정치권이 이를 받아들여 과도한 복지확충이나 미래성장동력을 저해하는 공약을 채택할 것이 우려된다"며 "복지가 성장과 선순환을 하며 지속가능하려면 건전재정이 유지돼야 한다"고 밝혔다.

강 장관은 건전재정포럼의 역할과 관련, 팟캐스트 방송·여론조사·대선후보 초청토론회 등을 추진하며 ▲대선주자 공약 재정건전성 분석 ▲ 경제민주화 공약 영향 분석 ▲합리적 재원마련 대책 제시 ▲지속가능한 복지정책 제시 ▲재정적자가 거시경제와 국가신용에 미치는 영향 분석 등을 추진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우리가 청춘을 바쳐 발전시켜온 한국경제가 어디론가 잘못가는 것 같은 우려와 노파심에서 이 자리에 함께 모였다"며 "재정건전성을 수호하는데 앞장서겠다"고 밝혔다.

강경식 전 재정경재원 장관 겸 부총리는 "세계경제가 큰 어려움을 겪고 있는 원인을 시장실패로 돌리기도 하지만 문제는 '정부와 정치의 실패'에 있다"며 "세계경제가 회복되고 구조적 문제에 대한 해법이 가시화될 때까지는 결코 복지의 늪에 빠지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 전 부총리는 특히 "예산국에서 일하던 박정희 대통령 시절 가용재원이 모자라 예산 편성 보고 때 '대통령 지시사항 중 예산에 반영하지 못한 사업'을 정리해 함께 보고했는데, 박 대통령은 손쉬운 적자예산의 유혹을 외면하고 이를 수용했다"고 발언, 새누리당의 공약인 0~2세 전면 무상보육·반값등록금 예산을 관철하겠다고 밝힌 박근혜 대선 후보를 염두에 둔 듯한 발언을 했다.

진념 전 경제부총리는 "예산을 정당이 표를 얻기위해 경쟁적으로 얻어쓰는 것이 아니다"라며 "정말 국민들을 위한 예산을 짜기 위해 자각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진 전 부총리는 "재정이 튼튼했기 때문에 두 차례의 위기를 이겨내고 국가 신용등급이 올라갈 수 있었던 것"이라며 "청와대, 정당이 요구해도 아닐때는 당당하게 '노'라고 이야기할 수 있는 용기와 뚝심을 가져달라"고 당부했다. 또 "이 포럼을 통해 '건전재정지킴이' 활동에 나섰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전윤철 전 재정경제부 장관은 "일부 정계와 언론에서 '올드보이'들이 나서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올 수도 있다"며 "하지만 국민을 거스르면 국민에게 죽고, 국민의 눈치만 살피면 국민과 같이 죽는다"고 강조했다.

전 전 장관은 특히 "헌법 57조는 정치권의 포퓰리즘을 막기 위해 정부가 편성한 예산을 국회가 삭감할 수는 있지만 증액하려면 정부의 동의를 받도록 하고 있다"고 밝혔다.

발제를 맡은 백웅기 상명대 교수는 "경제 잠재성장률이 급감하고 고령화 현상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며 "선거를 앞두고 쏟아져 나오는 포퓰리즘적 공약들이 시행될 경우 우리 재정은 위험 상태에 놓이게 된다"고 강조했다.

옥동석 인천대 무역학과 교수는 "우리나라 역시 경제와 재정의 지속가능성을 위해 꾸준히 스스로 변화하지 않으면 갑자기 강요에 의해 변화당할 수밖에 없다"고 경고했다.

박재완 장관은 이날 축사를 통해 "저출산·고령화의 급속한 진전에 비춰 복지지출을 우리 능력에 걸맞게 적정 수준으로 관리해야 한다"며 "일하는 복지와 맞춤형 복지의 원칙이 흔들려서는 안 된다"며 " 미국·스페인 등의 부동산 버블 붕괴가 금융·재정위기로 이어진 사례를 반면교사로 삼아 가계부채 구조 개선과 금융시스템 안전망 구축에 힘쓰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