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인사 청탁 명목으로 전군표 전 국세청장에게 그림로비를 한 혐의로 기소된 한상율(59) 전 국세청장이 항소심에서도 무죄를 선고받았다.
서울고법 형사4부(부장판사 성기문)는 31일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 등 혐의로 기소된 한 전 청장에 대한 항소심에서 원심과 같이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한씨의 부인이 그림을 선물했다는 사실을 한씨가 알거나 공모한 것으로 보이는 정황이 있다"면서도 "뇌물을 건넨 동기가 명확하지 않고 당시 그림의 포장 상태 등을 고려하면 뇌물 목적으로 그림을 전달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이어 "한씨에게 불리한 증언들은 신빙성이 떨어지고 검사의 증거 및 입증이 부족해 항소를 기각한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재판부는 한 전 청장이 퇴임 후 자문계약 형식으로 세무조사를 무마해주고 6900여만원을 받았다는 혐의에 대해서도 "의심스러운 사정만으로 유죄를 인정할 수 없다"며 무죄 판단했다.
한 전 청장은 국세청 차장으로 재직했던 2007년 5월께 홍송원 서미갤러리 대표로부터 구입한 고(故) 최욱경 화백의 그림 '학동마을'(감정가 1200만원 상당)을 부인 김모(59)씨를 통해 전 국세청장 부인 이모(53)씨에게 인사 청탁 명목으로 건넨 혐의로 불구속 기소돼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1심 재판부는 "경쟁자가 사직하게 된 것은 한 전 청장의 그림로비로 인한 것이 아니고 인사적체를 해소하기 위한 국세청의 관행 때문이었다"며 "그림을 건넬 당시 이미 한 전 청장은 낙점이 유력한 상태여서 뇌물을 줄 만한 동기가 없다"고 판단했다.
또 퇴임 직후인 2009년 3월부터 약 2년간 미국에 체류하면서 주정업체 3사와 자문계약을 체결한 뒤 국세청 전직 소비세과장 구모씨를 통해 자문료와 세무조사 무마 대가 등 명목으로 6900만원을 받아 챙긴 혐의로도 기소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