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 구금돼 고문을 당한 것으로 알려진 북한 인권운동가 김영환씨는 3일 "26년 전 국가안전기획부(안기부)에서 47일 동안 조사를 받으면서 27일 간 고문을 받았지만 그때도 전기고문은 받지 않았다"고 말했다며 중국측을 비판했다.
김씨는 이날 오후 국회에서 새누리당 의원들과 간담회를 갖고 "전기고문은 이번에(중국에서) 처음 받아본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또 "안기부에서 조사받을 당시 4일간 연속으로 잠을 안 재우는 고문도 있었지만 이번에는 6일 동안 재우지 않았다"며 "80~90년대에 사회운동을 하면서 안기부나 국군기무사령부 등지에서 고문받은 사례에 대해서도 들어봤지만 6일 간 연속으로 잠을 안 재우면서 고문했다는 것은 들어보지 못했다"고 말했다.
김씨는 중국 구금 당시 당했던 고문 방식에 대해서도 생생하게 설명했다.
전기고문에 대해서는 "50cm 정도 크기의 곤봉에 전선이 감겨 있었다. 그렇게 만들어진 전기봉은 전류가 흐르는 부분과 흐르지 않는 부분이 각각 1cm, 2~3cm 정도로 차례대로 이어져 있는 모습이었다. 전류가 흐르는 부분은 불빛이 번쩍였다. 한여름에 모기나 하루살이가 전기에 '타닥타닥' 타는 소리도 나서 시각적으로나 청각적으로 위압감을 줬다. 그것을 살갗에 닿도록, 가슴과 등 부위를 중심으로 5~15초 정도 댔다가 뗐다가를 반복했다"고 말했다.
6일 동안 깨어있게 한 방법에 대해서는 "높이가 낮고 가로·세로 길이가 25cm 정도 되는 플라스틱 의자에 앉혀 놓는다. 그 의자에 앉아있으면 다리가 심하게 저리고 엉덩이뼈가 아프다. 불편한 의자에 앉더라도 잠이 쏟아지는데, 단 1초라도 졸린 모습을 보이면 심한 소음으로 놀라게 한다든지 갑자기 충격을 줘서 깨웠다"고 밝혔다.
고문 목적이 뭐였느냐는 질문에는 "구금 당시 중국에 적대적 입장을 취한 적도 없는데 왜 이렇게 가혹하게 다루느냐고 질문한 적도 있었다"며 "13년 동안 발각되지 않고 중국에서 활동한 것에 대해 위험스럽게 생각하고, 한편으로는 괘씸하게 생각하는 것 같았다"고 답했다.
북한의 요청으로 중국에 구금된 것이 아니냐는 질문에는 "북한 보위부에서 제 일행 중 한 명을 지명해서 그 사람의 신상이나 활동에 대해 중국 국가안전부에 정보를 제공했고 (중국은)그 정보를 기초로 1~3달 동안 북한이 지명한 사람과 접촉하는 모든 사람들에 대해 미행과 인터넷·전화 감청을 했다"고 밝혔다.
이어 "중국 측의 논리는 (북한이 지명한)사람과 그 사람 주위에 있는 사람들이 납치 혹은 테러를 당할 수 있기에 보호차원에서 (구금)했다는 것이다"며 "하지만 보호를 위해서라면 바로 구금하지 왜 3달이나 있다가 하나. 조직망 파괴가 목적이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씨는 "구금 후 고립된 상태에서 간절하게 한국 영사와의 면담을 기다렸지만 면담이 이뤄진 것은 (구금 후)29일이나 지난 날이었다"며 "이에 대해 한국에 돌아와 의문을 표했지만 영사나 외교통상부는 '중국 측에서 거부했기에 면담할 수 없었다'는 것이었다. 이게 진실이라면 한중관계가 근본적으로 잘못된 것이다"고 불만을 표했다.
아울러 "정부에서 중국 측에 지나치게 미온적인 자세로 대응할 것이 아니라 공식적으로 문제를 제기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날 간담회에 참석한 새누리당 황우여 대표는 "국회는 (중국의 김씨에 대한 처우와 관련해)결의안도 준비하고 있다"며 "정부에게 응당한 사과와 가해자 처벌, 피해 변상 및 재발 방지 등의 대책을 철저히 세워달라고 요청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