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미 기자 2012.07.30 12:07:05
한국 양궁 남자대표팀은 올림픽 단체전 4연패를 달성하지 못했지만 동메달을 땄다. 여자대표팀은 여전히 강했다. 여자대표팀은 올림픽 단체전 7연패의 위업을 달성하며 '양궁 강국'의 자존심을 지켰다.
기보배(24·광주광역시청), 이성진(27·전북도청), 최현주(28·창원시청)가 나선 한국 여자양궁대표팀은 30일(한국시간) 런던의 로즈 크리켓 그라운드에서 벌어진 2012런던올림픽 양궁 여자단체전 결승에서 중국을 210-209로 꺾고 금메달을 따냈다.
한국은 양궁 단체전이 올림픽 정식 종목으로 채택된 1988년 서울올림픽부터 양궁 여자단체전 금메달을 놓치지 않았다. 이번 대회까지 무려 7연속 올림픽 단체전 금메달이다.
한국은 더 이상 설명이 필요없는 '양궁 강국'이다.
이번 올림픽 전까지 역대 올림픽에서 한국이 수확한 68개의 금메달 중 양궁에서만 16개(은 9개·동 5개)가 나왔다. 한국이 역대 올림픽 전 종목에서 따낸 금메달 중 양궁이 23.5%를 차지한다.
여자 양궁은 특히 강했다. 이번 올림픽 전까지 양궁에서 나온 16개의 금메달 가운데 12개가 여자 종목에서 나왔다. 한국은 1984년 로스앤젤레스올림픽부터 2004년 아테네올림픽까지 여자 개인전에서 6연속 금메달을 따낸 바 있다.
한국의 독주를 막기 위해 세트제까지 도입됐지만 한국 양궁은 좀처럼 흔들리지 않았다.
한국 양궁이 몇 십년 동안 최강국의 면모를 지키는 비결은 늘 관심의 대상이다.
일단 한국의 지도자들을 비결로 들 수 있다. 지도자들이 끊임없는 연구를 통해 선수들을 가르치는 노하우를 쌓고 있다. 이변을 최소화하는 훈련 방법에 대해서도 계속해서 고민한다.
과학기술이 접목된 훈련방식 역시 양궁 최강국 한국을 만드는 데 큰 몫을 했다. 근전도를 이용한 근육상태 조절, 고속촬영기를 활용한 자세 교정, 자율신경계 검사를 통한 인체에너지 극대화 등이 동원되고 있다.
아낌없는 지원도 빼놓을 수 없는 '최강국'의 면모를 유지하는 이유다. '현대家'가 창립 밑거름이 된 대한양궁협회의 전폭적인 지원이 있었기에 최강국도 가능했다.
정몽준 의원이 양궁협회 초대 회장을 맡았고, 정몽구 회장이 1985년 4월25일부터 1997년1월까지 2~5대 회장을 역임했다.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이 2005년 5월 취임해 현재까지 수장 자리를 맡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그동안 양궁협회에 약 300억원이 넘는 돈을 투자한 것으로 알려졌다. 든든한 후원자 역할을 해온 셈이다.
런던올림픽을 앞두고도 선수단에 최신형 아이패드를 1대씩 전달해 선수들이 경기가 열리는 로즈 크리켓 그라운드의 영상과 사진, 자신의 루틴(평소의 습관, 버릇) 등을 끊임없이 반복해서 보고 이미지 트레이닝을 할 수 있도록 지원했다.
한국 양궁의 또 다른 힘은 어느 상황에서든지 '평정심'을 유지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철저한 훈련을 거쳐왔다.
각 대회마다 방식은 달랐지만 양궁대표팀은 해병대 캠프 교육, 야간 공동묘지 행군, 야구장과 경정장을 찾아 극한 상황에 대한 적응훈련을 통해 집중력과 평정심을 키웠다.
이번 대회를 앞두고도 군부대, 야구장을 돌아다니며 적응 훈련을 했다. 바람이 불고 비가 내리는 곳에서 훈련을 진행하기도 했다. 해병대 훈련, 공동묘지 야간 순회 훈련도 거쳐고, 영하 날씨에 한강을 걸으며 체력과 인내력도 끌어올렸다.
런던올림픽 여자 단체전이 진행된 로즈 크리켓 그라운드는 비가 오락가락하는 등 궂은 날씨가 계속됐다. 장대비가 내리는가 하면 비가 그치고 강렬한 햇살이 비치기도 했다.
하지만 극한 상황에서 진행한 적응훈련 덕에 좀처럼 흔들리지 않는 모습을 보일 수 있었다. 특히 '맏언니' 최현주는 비가 오락가락했던 결승에서 5차례나 화살을 10점 과녁에 명중시켰다.
이성진은 "국내 대회 할 때마다 비가 왔다. 크게 문제는 없었다"며 의연한 모습을 보였고, 장영술 총감독도 "비는 적응이 돼서 괜찮았다"고 말했다.
한편 최강국의 자존심을 세운 여자대표팀은 30일부터 개인전에 나선다. 여자대표팀은 2008년 베이징올림픽에서 끊긴 개인전 금맥을 다시 잇겠다는 각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