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대선 후보 경선이 갈수록 태산이다.
김문수 경기도지사와 함께 비박(非박근혜) 3인으로 불리는 정몽준·이재오 의원이 9일 경선 불참을 공식선언하면서 흥행 역부족은 차치하더라도 당내 분열 위기마저 감돌고 있다. 새누리당의 고민이 깊어질 수 밖에 없게 됐다. 현재 새누리당은 '박근혜 추대' 분위기가 기정사실화된 분위기다. 당 안팎을 넘어 국민들도 새누리당 대선 후보는 박근혜로 낙점한 듯 하다.
◆당내 분위기 썰렁…경선 흥행 어려울 듯
이재오 의원은 9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대선 경선 불출마"를 결정했다.
이 의원은 "그동안 완전국민경선제의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당내 경선에 불참하겠다고 말했다"며 "이 약속을 지키기 위해 저는 오늘 무겁고 비통한 심정으로 새누리당 대통령후보 경선에 참여하지 않겠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밝혔다.
이 의원은 특히 '경선을 통해 후보가 결정되면 도와줄 것인가'라는 기자들의 질문에 "경선이 시작됐으니 대선후보가 결정된 후 그때 봐도 늦지 않다"고 말해 당 지도부에 대한 불만을 여과없이 표출했다.
정몽준 의원도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경선 불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정 의원은 "저는 19대 총선의 공천과정과 대통령 예비후보 활동 기간 중, 당의 비민주적이고 구태의연한 행태에 대해 여러번 지적한 바 있다"면서 "제가 대통령후보 경선에 참여하는 것은 새누리당이 권위주의 시대로 회귀하는 것을 묵인하고 방조하는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불출마 입장을 공식 확인했다.
이처럼 이 의원과 정 의원이 경선 불참 선언으로 새누리당은 '손 집고 헤엄치는 격'이 됐지만, 지금으로봐선 맥 빠진 당내 경선이 될 수 밖에 없는 상황에 놓인 건 자명한 사실이다.
다만, 입을 닫고 있는 비박 3인 가운데 김문수 경기지사가 한가닥 희망으로 남아 있기는 하다.
정치권에서는 김 지사가 완전국민경선제(오픈프라이머리) 도입 무산에도 불구하고 경선에는 참여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새누리당에서는 현재 김 지사가 박근혜 대항마로는 '약세'인 게 분명하지만 흥행을 위해서라면 마지막 끈을 놓을 순 없는 입장이다.
또 다른 주자인 임태희 전 대통령실장과 안상수 전 인천시장, 오는 11일 경선 참여를 선언할 김태호 의원의 행보도 실낫같은 희망으로 남아있기는 하다.
◆민주당 경선 흥행 유리…새누리 해법은?
그러나 국민적 관심을 떠나 당내 대선 주자들의 출마 포기로 국민의 눈은 이미 민주통합당 쪽으로 기울어졌다는 분위기가 새누리당을 긴장하게 만들고 있다.
민주당은 8일 김두관 전 경남지사까지 본격 대선 출마를 선언하면서 문재인 손학규 정세균 상임고문에 이어 연이은 흥행가도를 달리고 있다. 만일 야권의 유력 장외주자인 안철수 서울대 교수까지 단일화에 가세할 경우 새누리당의 경선은 더욱 썰렁해질 수 밖에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물론 새누리당에게도 다음달 19~20일 치러질 당내 경선까지 돌파구를 찾을 기회는 얼마든지 남아 있다.
특히 이명박 대통령의 친형인 이상득 전 새누리당 의원과의 선 긋기외에도 정두언 의원 체포 동의안이 국회에 제출될 경우 '제 살을 깍는 아픔'을 감수하더라도 과감한 결정을 내릴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국회의원의 특권과 기득권을 모두 내려놓고, 쇄신국회를 만들겠다고 천명한 새누리당은 어떻게든 국민들의 시선을 사로잡을 대안을 찾아야 하는 상황이다.
아울러 김 지사를 경선에 끌어들이는 것도 중요해졌다.
새누리당이 이런 상황에서 경선에 대한 국민적 관심을 얼마나 끌어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특히 당내 경선이 런던올림픽이 끝난 일주일 후 바로 치러지기 때문에 '올림픽 후유증'으로 인한 국민들의 관심은 그리 높지 않을 수 있다는 것도 변수가 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