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겨여왕' 김연아(22·고려대)가 2014소치동계올림픽까지 현역 선수생활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김연아는 2일 오후 3시 서울 노원구 공릉동 태릉국제스케이트장 2층 대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현역 생활을 연장하겠다는 의사를 전했다.
김연아는 기자회견에서 "유종의 미를 거두기 위해서 새 출발을 하겠다. 여기에는 IOC 선수 위원을 향해 새 도전을 하겠다는 의미도 포함돼 있다.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 유치 활동을 하면서 IOC 위원에 대한 꿈을 키웠다"고 선수 위원에 대한 욕심을 내비쳤다.
그는 "소치동계올림픽에서의 은퇴는 새 꿈과 도전을 위한 새 시작이다. 소치동계올림픽이 되면 18년이 될 피겨스케이팅 선수로의 아름다운 끝맺음을 위해 새롭게 시작하겠다"고 덧붙였다.
이날 기자회견에서는 은퇴 후 스포츠 외교관이 되는 것이 꿈이라던 김연아의 목표에 걸맞게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선수위원 도전 쪽에 방점이 찍혔다. 은퇴 시점을 2014소치올림픽 이후로 못박은 이유도 IOC 선수위원을 염두에 둔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김연아가 선수위원에 출마하려면 몇 가지 요건을 갖춰야 한다.
김연아는 한 국가에 2명 이상의 IOC 위원을 보유할 수 없다는 규정에 따라 현재 위원석을 유지하고 있는 이건희(70), 문대성(36) 2명의 위원의 임기가 끝날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
이건희 위원은 1996년 선출됐고 문대성 위원은 지난 2008베이징올림픽 당시 선수위원 신분으로 당선됐다. 1966년 이전에 선출된 IOC위원은 종신, 1999년 이전에 뽑힌 위원은 80세까지의 정년이 보장된다. 그 외에는 8년 임기를 수행한다.
이에 따라 1996년 선출된 이건희 위원은 오는 2022년 임기가 만료되며 2008년 당선된 문대성 위원은 2016년 임기가 끝난다.
따라서 김연아가 선수위원에 출마를 하기 위해서는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 IOC는 선수위원 후보 자격은 선출 당해년도 올림픽에 출전하는 선수와 직전 대회 출전선수로 제한하고 있다.
2018년 평창올림픽에서 선수위원으로 입후보를 고려하고 있는 김연아는 직전 올림픽인 2014소치올림픽에 출전하면 자격을 얻는다.
IOC 선수분과위원은 모두 19명으로 구성된다. 이중 12명(하계 8, 동계 4)은 선수들의 직접 투표를 통해 결정되고, 나머지 7명은 IOC 위원장이 지명한다. 김연아는 직접 투표를 통해 선출되는 동계종목 4명의 쿼터에 도전할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올림픽 기간에 열리는 투표에서 자격이 있다고 해도 무조건 당선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2008년 베이징올림픽 당시 문대성 위원이 당선됐을 때도 많은 활동을 벌인 끝에 위원직을 거머쥘 수 있었다.
문대성 위원은 올림픽 개회식이 열리기 전에 베이징에 도착, 선수촌에서 태권도복을 입고 선수들을 직접 만나 지지를 호소하는 등, 적극적인 행보로 결국 낭보를 들을 수 있었다.
문대성 위원 전에 한국은 그동안 선출직 위원 자리에 이은경(양궁), 전이경(쇼트트랙), 강광배(봅슬레이) 등이 도전했지만 낮은 인지도로 인해 매번 쓴 맛을 본 바 있다.
올림픽에서의 뚜렷한 성적만큼 자신을 홍보할 직접적인 기회는 없다. 이미 밴쿠버올림픽 정상에 오른 김연아이지만 올림픽 2연패를 달성하면 표심을 얻는 데 유리할 수 있다.
대한체육회 국제경기팀 관계자는 "올림픽 기간 동안 열리는 선수분과위원 선출에서는 선수들이 직접 투표를 하는 것인만큼 올림픽에서 확실한 성적을 올릴수록 좋다"고 조언했다.
그러나 1년 동안이나 대회에 참가한 경험이 없는 김연아로서는 올림픽 2연패를 위해서는 많은 노력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이지희(50) 국제빙상경기연맹(ISU) 공인심판은 "선수 생활을 쉬다가 다시 도전하는 것은 두 세배 이상 힘들다. 본인도 알고 있을 것"이라며 "하지만 다시 어려운 결정을 내린 것을 굉장히 높이 사고 싶다. 매우 반갑고 고맙다"고 말했다.
그는 또 "(올림픽 2연패도)해낼 수 있다고 믿는다. 도전하면 할 수 있는 선수다. 피나는 노력이 뒷받침 된다면 충분히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한국은 1947년 IOC에 공식 가입한 뒤 1955년 당시 부통령이었던 이기붕이 처음 IOC위원으로 뽑힌 것을 시작으로 이상백, 장기영, 김택수, 박종규, 김운용, 박용성 등이 활동한 바 있다. 지금은 이건희 위원과 문대성 위원이 IOC위원으로 남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