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양재동 대규모 복합유통센터인 '파이시티' 인·허가 로비 의혹과 관련해 최시중 전 방송통신위원장의 검찰 소환이 임박한 가운데 최 전 위원장의 혐의를 입증하기 위해선 '대가성 여부'를 밝혀내는 것이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 사건을 수사 중인 대검찰청 중앙수사부(검사장 최재경)는 25일 오전 10시께 이명박 대통령의 '멘토'인 최 전 위원장을 피내사자 신분으로 소환해 조사할 예정이다.
검찰에 따르면 최 전 위원장은 2007~2008년 건설브로커 이동율(60·구속)씨를 통해 시행사인 파이시티의 이정배(55) 전 대표로부터 인·허가 청탁과 함께 거액의 금품을 수수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일단 최 전 위원장이 11억여원을 수수한 것으로 보고 있지만, "이씨에게 청탁과 함께 건넨 돈 60억원 중 30억원이상이 최 전 위원장과 박영준(52) 전 국무총리실 국무차관 등에 로비자금으로 건네진 것으로 안다"는 이 전 대표의 진술을 확보, 로비자금 규모에 대해서도 확인할 방침이다.
또 인·허가 과정에서 로비가 있었는지와 자금의 출처가 어디인지, 자금이 어떤 명목으로 누구에게 흘러들어갔는지, 어떤 명목으로 사용됐는지 등 전반적인 과정에서 대해 조사할 계획이다.
검찰은 특히 최 전 위원장이 '청탁 대가'로 금품을 수수했는지 여부에 수사력을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최 전 위원장에 대해 적용을 검토 중인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를 적용하기 위해서는 대가성이 인정돼야 한다.
특가법상 알선수재는 공무원의 직무와 관련해 금품을 요구하거나 수수한 자, 또는 약속한 자에게 적용되며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진다.
이와 관련 최 전 위원장은 이례적으로 신속하게 금품 수수에 대해 인정하면서도 "2006년부터 여러 가지일을 많이 했고, 여유가 있던 이씨가 나를 도와줬던 것"이라며 "독자적으로 여론조사 하는데 사용했을 뿐 청탁은 없었다"고 '대가성'을 부인했다.
그러나 검찰은 '대가성'이 있었는지는 충분히 입증할 수 있다며 자신감을 내보이고 있다.
대검 관계자는 "인·허가와 관련해 돈을 건넸다는 것에 대해 이 전 대표와 이씨가 어느 정도 인정하고 있다"며 "이것이 최 전 위원장에 언제, 어떻게, 어떤 명목으로, 얼마가 갔는지를 확인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또 최 전 위원장이 받은 돈을 이명박 당시 대선 후보캠프에 사용했을 경우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가 적용될 수 있다. 이 경우 불법 정치자금 수수로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의 벌금을 받게 된다.
다만 최 전 위원장이 한국갤럽에서 물러난 2007년 5월 이전에 돈을 건네 받았다고 밝힌 만큼 공소시효(5년) 문제로 법 적용이 어려울 수도 있다.
이와 관련 대검 관계자는 "공소시효 문제로 정치자금법 위반죄를 적용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면서도 "그러나 동일한 범위 내에서 동일한 액수를 여러 차례 준 것이라면 포괄적 법리에 따라 적용이 가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일각에서는 이번 수사가 불법 대선자금 수사로 비화될 가능성에 대해 주목하고 있다. 그러나 검찰은 "기본적으로 이번 수사는 인·허가 로비에 국한해서 진행하고 있다"며 신중한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