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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악덕사채업자 무더기검거

광주경찰, 살인적 고리채로 ‘여교사’ 울린 악덕사채업자 6명 검거

이일성 기자  2012.04.19 12:3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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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고금리 사채업자의 불법추심 등 민생금융범죄를 척결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가운데 급전이 필요한 여성들을 상대로 살인적 고리를 뜯어 낸 악덕 대부업자들이 경찰에 검거됐다.

등록 또는 무등록 대부업자인 이들은 법정이자율(연 39%)을 크게 초과한 연 89~382%의 고이율을 부담시킨 뒤 제 때 돈을 갚지 않으면 갖가지 방법을 동원, 채무자들을 괴롭혀 온 것으로 드러났다.

광주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19일 불법 채권 추심으로 채무자를 괴롭혀 온 대부업자 6명을 대부업법 위반 등의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이들 중 대부업자 A씨는 보증채무 문제로 급한 돈이 필요했던 한 여교사에게 지난해 말 290만원을 빌려주고 70일 만에 이자 및 원금 명목으로 340만원을 회수했음에도 불구, 120만원을 더 갚으라며 협박한 혐의다.

다방 여종업원을 상대로 돈을 빌려준 대부업자 B씨는 지난 2009년 5월께 피해 여성에게 100만원을 대출 해주면서 선이자 6만원을 공제하고 65일 동안 매일 2만원 씩 상환하는 이른바 일수돈을 빌려주거나 100만원을 빌려주고 한 달 뒤 120만원을 받는 속칭 달돈으로 각각 연이율 381.6%, 240%를 수수한 혐의다.

경찰 조사 결과 A씨는 채무자가 교사라는 점을 악용, 근무 중인 학교에 수차례 찾아 가는가 하면 교장 및 교감에게도 전화를 걸어 '돈을 빌려주고 한 푼도 받지 못했다'는 허위사실을 유포하기도 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 시교육청 및 국가인권위원회 등의 게시판에 '교사에게 400만원을 빌려 줬는데 3달 동안 돈 한푼 안준다. 교육감님 도와 주십시오. 이게 교사가 할 짓입니까' 라는 허위사실의 글을 게시하기도 한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A업자의 이 같은 행위로 인해 피해 여교사가 우울증을 호소, 정신과 치료를 받았는가 하면 학교에 찾아 올 것이 두려워 수업조차 제대로 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무등록 대부업자인 B씨는 다방 여종업원들이 빚을 갚지 못하면 '자폭하라. 시집가더라도 너를 잡겠다' 는 등의 문자메시지로 위협하거나 피해자 주거지로 찾아가 욕설을 하며 '차용증을 써달라. 피눈물을 흘릴 때가 있을 것이다' 라는 등의 말로 협박한 것으로 밝혀졌다.

경찰의 한 관계자는 "다방 여종업원들의 경우, 일수돈을 빌려 일수돈을 갚는 악순환의 고리에 허덕이는 사례가 많았다"며 "이는 급여에서 지각비 등 각종 명목으로 돈을 떼 내 가는 일이 빈번하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진희섭 수사2계장은 "대부업자들의 불법행위로 인해 채무자들이 정신적인 피해를 입고 병원신세를 지거나 잠적하는 등 폐해가 큰 것으로 확인됐다"며 "삶의 의지를 흔드는 악덕 사채업자들이 근절될 때까지 강력한 단속을 벌여 나가겠다"고 말했다.

한편 정부는 지난 17일 오전 청와대에서 이명박 대통령 주재로 관계장관 회의를 열고 국무총리실 주관으로 법무부, 행정안전부, 금융위원회, 방송통신위원회, 경찰청, 국세청, 금융감독원 등 관계부처 합동 '불법사금융 척결방안'을 발표했다.

이는 그 동안 관리·감독의 사각지대에 놓여있던 불법 대부업체들의 공갈·협박, 인신매매 등 불법추심으로 가정파탄과 죽음으로 내몰린 서민들의 피해확산을 막고 조직폭력배 등 배후조직을 찾아내 발본색원하겠다는 정부의 판단에 따른 것이다.

정부가 지난 2008년 4월에 조사한 대부업자와 사채업자 등을 통해 공급되는 금융지원 규모는 16조5000억원이며, 파악되지 않은 대부업체들까지 합치면 불법사금융시장 규모는 20조~30조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