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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두사미로 끝난 ‘상하이스캔들’

정부 합동조사단 “스파이 사건 아니다” 공직기강 해이 사건으로 결론

김부삼 기자  2011.03.26 11:5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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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이른바 ‘상하이 스캔들’ 을 스파이 사건이 아닌 심각한 수준의 공직기강 해이 사건으로 결론을 내렸다. 하지만 영사들의 부적절한 관계는 물론 자료 유출 의혹 등 어느 것 하나 속 시원하게 해명하지 못했다.

김석민 국무총리실 사무차장은 25일 상하이 총영사관 영사들의 기밀유출 및 성 추문 의혹에 대한 조사 결과 발표를 통해 “해외 공관 근무자들의 잘못된 복무 자세로 인한 자료 유출, 비자 발급 문제, 부적절한 관계의 품위 손상 등이 발생한 ‘심각한 수준의 공직기강 해이 사건’ 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김 차장은 또 “신분이 불확실한 중국 여성과의 업무협조라는 ‘비공식 채널’ 을 이용하는 과정에서 일부 자료 유출이 있었다”면서 “이 과정에서 일부 영사들의 부적절한 관계와 추가적인 자료 유출도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총리실은 김정기 총영사를 비롯한 상하이 총영사관 전.현직 영사 등 관련자 10여명에 대한 징계 등의 조치 및 해외 공관의 문제점에 대한 강도 높은 제도개선을 해당 부처에 요구하기로 했다.

조사 결과 일부 영사들은 중국 여성 덩신밍(鄧新明, 33)씨의 의도적인 접근에 따라 중국 현지 호텔에서 부적절한 관계를 가졌던 것으로 드러났다. 또한 업무 협조나 비자 청탁 등의 목적으로 영사관 이외의 자리에서 개별 술자리 등을 가진 사례도 확인됐다. 이 과정에서 일부 영사들이 덩씨의 부탁으로 비자 발급에 협조해 준 것으로 드러났지만 금품수수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다.

자료 유출 문제와 관련해서는 총리실과 법무부, 언론사 등에 제보된 '비상연락망' 등은 덩씨가 보관하던 자료로 법무부 H 전 영사, 지식경제부 P 전 영사 등 모두 7종 19건이 영사들에 의해 유출된 것으로 확인됐다.

하지만 현재까지 유출된 자료들이 명백한 사법처리가 필요한 국가기밀에 해당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 총리실의 설명이다. 다만 공관 내 상당수 영사들이 덩씨와 부적절한 관계를 맺었고 일부 자료 유출과 비자발급 문제점 등이 드러나 관리 책임자의 책임을 묻기로 했다.

현 정권 실세의 전화번호 등은 김 전 총영사가 보관하고 있던 명단으로 덩씨 카메라에 찍혀 유출된 것으로 추정되나 유출 장소와 시점, 유출자는 확인되지 않았다.

일부 언론에서 제기된 이명박 대통령의 중국 방문과 관련한 자료 유출 의혹은 사실이 아닌 것으로 조사됐다. 이 대통령 행사와 관련이 없는 현지 참관단의 사전 방중(2010년 4월 23일) 관련 자료가 업무협조 차 제공된 것이 와전된 것으로 확인됐다.

한편 외교통상부가 이날 김 전 총영사 등 관련자들에 대해 중징계 방침을 밝혔지만 실효성 논란이 일고 있다. 김 전 총영사 같은 특임공관장의 경우 면직 60일 이후 자동적으로 공무원 신분에서 벗어나기 때문에 그 전에 징계 절차가 마무리되지 않으면 별다른 처벌 방법이 없기 때문이다. 김 전 총영사의 경우 지난달 24일 총영사 자리에서 물러났기 때문에 퇴직까지는 한 달도 채 남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