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신번호 조작에 능숙한 우리말 구사, 게다가 우체국직원이 범죄에 연류됐다는 거짓말까지 하는 등 전화금융사기(보이스피싱) 수법이 날이 갈수록 진화하고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해지고 있다.
경인체신청은 전화금융사기에 속아 전 재산을 송금하려던 고객을 설득해 5000만원의 사기피해를 막았다고 18일 밝혔다.
경인체신청에 따르면 지난 11일 인천시 남동구에 위치한 남인천우체국에 J씨(만 69세)가 찾아와 자신의 모든 정기예금을 해약해 타 은행 통장으로 이체해 줄 것을 요청했다.
불안하고 다급해 보이는 J씨의 모습에 전화사기임을 직감한 김종순 팀장은 보이스피싱에 대해 안내, J씨는 우체국 직원을 믿지 못하겠다는 태도를 보이며 계속 송금을 요청했다.
이에 인내심을 갖고 J씨를 지속적으로 설득하자, J씨는 주머니에서 통화 중 상태의 휴대폰을 꺼내 보였다.
국제전화로 걸려온 것을 확인한 김 팀장이 통화를 끊자, 범인들은 다시 전화를 걸어 왔으나 J씨가 아닌 우체국직원의 목소리에 바로 전화를 끊었다.
그때서야 상황을 파악한 J씨는 김종순 팀장이 아니었으면 평생 모은 재산을 잃을 뻔 했다며 우체국에 큰 고마움을 표시했다.
김종순 팀장은 “그동안 어눌한 우리말을 쓰던 사기범들과는 달리 이번 사건의 범인들은 매우 세련되고 단호한 억양의 우리말을 구사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