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영길 인천시장 취임 후 18일 처음으로 열린 인천시 국정감사가 알맹이 없는 국감이라는 오명을 남겼다.
시 재정난을 비롯해 개방형 인사문제, 도시개발 사업축소 등의 지역 현안을 둘러싸고 뜨거운 공방이 예상됐으나, 이를 뒤집고 싱겁게 끝났다는 지적이다.
이날 행정안정위원회(지방감사 2반)는 인천시청 대회의실에서 3시간여 동안 시 업무 전반에 대한 감사를 실시했다.
이 자리에는 백원우(민주·시흥갑)감사반장을 비롯해 한나라당 고흥길(성남 분당구 갑), 김태원(고양 덕양을), 신지호(서울 도봉갑), 유정현(서울 중량갑), 진영(서울 용산)의원 등이 위원으로 참석했다.
또 민주당 이석현(안양 동안구갑)·이윤석(전남 무안·신안군)·장세환(전주 완산구을)·최규식(서울 강북구을) 의원과 자유선진당 이명수(충남 아산)·미래희망연대 윤상일(비례) 의원 등도 자리했다. 시에서는 송 시장을 비롯해 윤석윤 행정부시장, 신동근 정무부시장, 이종철 경제자유구청장, 정태옥 기획관리실장 등 관계자 40여명이 참석했다.
이번 국감에서 고흥길 의원은 첫 질문자로 나서 시 인사문제를 거론했다. 고 의원은 송영길 시장에게 “이종철 경제청장은 1차 공모(면접)에서는 떨어졌는데 재 공모에서는 최종 합격됐다”며 “이는 상식적으로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그는 이어 “과연 어떤 기준에서 이 청장이 합격 됐는지 송 시장은 정확히 밝혀야 한다”고 질문의 강도를 높혔다. 같은 당 김태원 의원도 “일부 시민단체 등은 시장의 출신지와 학교 인물을 고위직에 집중적으로 배치했다고 주장 한다”며 “이는 인사 과정에 무언가 문제가 있다는 뜻”이라며 힘을 보탰다.
이에 대해 송 시장은 “이 청장은 전임 시장 시절(1차 공모) 당시에 지원자 가운데 최고점수를 받았지만 합격선에 미달돼 탈락된 것으로 알고 있다”며 “2차 공모에서는 면접위원 대부분이 교체되고 평가기준이 달라졌다”고 말했다.
그는 또 “4급 이상 직원들의 출신지역과 학교 등을 분석해 보면 객관적으로 비교할 수 있다”며 “해당자의 업무 경험과 능력을 중심으로 사람을 뽑은 것 뿐”이라고 강조했다.
이와 달리 이윤석 의원은 송 시장의 입장에 서서 설명을 곁들인 질문을 던졌다. 그는 “송 시장은 개방형 직위를 13자리까지 임용할 수 있었지만 2명만 뽑았다”며 “이 조차도 측근 인사로 분류한다면 일부 오해가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태원 의원은 추가질문을 통해 “시가 무상급식을 추진 중인데 이는 진정한 복지라고 할 수 없다”며 “복지는 취약계층에게 골고루 혜택이 돌아가야 한다”고 말했다. 또 “현재 저소득층 13%에게만 이뤄지는 무상급식을 늘리는 것이 더 옳다고 본다”며 “정작 지원해줘야 할 대상은 그대로 둔 채 무상급식 규모를 늘리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라고 목소리를 높혔다.
그는 이어 “저소득층의 지원을 늘려 수준을 높혀 주는 것이 오히려 교육 복지개념에 맞는 것”이라고 못 박았다.
이에 대해 송 시장은 “그럴지는 모르겠습니다”라고 짧게 대답했다.
유정현 의원은 체납 행정에 대해 집중 추궁했다. 그는 “시가 거둬들이지 못한 세금이 7000억원이 넘고 이 가운데 500억원 가량이 5년이 지난 결손처분액”이라며 “이 같이 결손처분액이 많고 늘어난다는 것은 세금은 잘내는 시민에게 부담을 떠 넘기는 처사”라고 꼬집었다.
그는 아울러 “당초 시는 화재보험 미가입된 특수건물이 없다고 했는데 자료를 보니 26곳이나 가입치 않은 상태”라며 “이에 대한 대책마련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윤상일 의원은 “중앙선관위가 작성한 자료에 송영길 당시 인천시장 후보가 A건설 P씨, S건설 J씨, 대덕그룹 K씨 등으로부터 각각 500만원씩 총 1500만원의 정치자금을 수령했다”며 “이들은 인천도개공이 매입한 대덕호텔 건설사 및 시공사 법인 등기이사들이며 해당 건설사와 시공사의 실질적인 주인인 것으로 알려졌다”강조했다.
윤 의원은 “대덕그룹 K씨는 송 시장이 지역구 의원으로 있던 계양구에 있는 인천지역 건설사 대표”라며 “송 시장은 이들 건설사로부터 정치자금을 받은 사실이 있느냐”고 물었다. 이에 대해 송영길 시장은 “전혀 모르는 사실로 누군지 모른다”고 답했다.
이렇듯 3시간 여에 걸친 국정감사는 맥빠진 질문만 오간 체 알맹이 없는 국감이었다는 오명만 남긴 채 오후 1시에 마침표를 찍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