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명완, 김인하 기자 2010.09.07 09:08:04
신한은행이 현 신한금융지주 사장인 신상훈 전 신한은행장을 배임과 횡령 혐의로 고소해 파문이 커지고 있다.
신한은행은 지난 3일 신 전 행장을 비롯해 신한데이타시스템 이정원 사장, 신한캐피탈 한도희 사장 등 사장급 3명과 본부장급 2명 등 7명을 고소했다.
신한은행이 보도자료를 통해 밝힌 고소장에서 “신 전 행장이 2003년부터 2009년까지 은행장 재직 시절 종합레저업체인 K사와 관계사 등 3개 기업에 950억 원을 부당하게 대출해 회사에 손해를 끼쳤고, 이와 별도로 15억여 원의 자금을 횡령한 혐의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따라 검찰은 금융사건 전문 부서인 금융조세조사3부(이중휘 부장검사)에 배당하여 본격적인 수사에 착수하는 한편, 다음주 초에 고소인인 신한은행측 관계자부터 불러 조사할 계획으로 알려지고 있다.
하지만 실제 고소장에 기재된 배임 액수는 500억 원 정도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으며, 검찰 관계자 또한 이러한 사실을 뒷받침해주고 있다.
신 전 은행장의 배임액수가 신한은행의 보도자료와 고소장의 내용이 달라 의문점이 높아가고 있지만 일각에서는 이번 사건을 후계 구도를 둘러싼 최고경영진 사이의 갈등으로 보고 있다.
그동안 신한금융지주는 라응찬 회장을 중심으로 신 전 행장, 이백순 현 행장으로 이어지는 안정적인 지배구조를 자랑해왔다. 특히, 신 전 행장은 1982년 신한은행 창립 때부터 라 회장과 함께 신한금융을 키워오면서 조흥은행 합병을 함께 추진했다. 라 회장과는 상고 출신이라는 공통점으로 뜨거운 우애를 자랑하기도 했다. 그러나 지난 2월 26일 이사회에서 라 회장 연임 안을 정기주총 승인 건으로 확정하고, 정기주총에서 승인되면서 네 번째 연임에 성공했다. 이 과정에서 최고경영진 사이에 갈등이 생기기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한금융지주는 이번 주 이사회를 열어 신 전 행장의 해임을 결정할 예정이다. 이번 사건으로 신한금융지주의 지배구조가 흔들릴 우려가 커지고 있다.
신한은행은 지난 1981년 제일교포들이 중심이 되어 설립한 은행으로 2006년 우리나라 최초의 은행인 (주)조흥은행과 합병하고 1999년에는 (주)충북은행 및 (주)강원은행과 합병하여 거대은행으로 발돋움했다. 신한은행을 중심으로 몇 개의 은행과 몇 개의 금융회사를 인수하면서 2001년 9월에 신한금융지주회사를 설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