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 디자이너 앙드레김(본명 김봉남)이 12일 향년 75세로 별세했다.
대장암을 앓아온 앙드레 김은 지난달 12일 폐렴으로 서울 연건동 서울대병원에 입원, 치료를 받아왔으나 이날 오후 7시25분 숨을 거뒀다.
최근 상태가 호전되고 있다는 보도에도 불구, 결국 중환자실에서 산소호흡기를 착용한 상태로 대장암과 폐렴증세로 심각한 상황인 것으로 알려졌다.
故 앙드레김은 1935년 서울 구파발에서 농부 집안의 2남3녀 중 넷째로 태어났다. 1962년 서울 반도호텔에서 첫 복장쇼를 열면서 패션계에 입문했고 서울 명동에 '앙드레 김'이란 간판을 단 의상실을 열면서 한국 최초의 남성 패션디자이너로 데뷔해 명성을 쌓았다.
1964년 당대 최고 인기배우였던 신성일과 엄앵란의 결혼식 때 엄앵란의 웨딩드레스를 디자인했고 1988년 서울올림픽 때 한국 국가대표팀의 선수복을 디자인하는 등 유명 인사들의 옷을 디자인하면서 명성을 쌓았다.
'패션 문화 사절'로서 한국의 미(美)를 세계에 널리 알린 공로를 인정받아 1997년 정부 문화훈장을 비롯해 각종 상을 수상한다. 99년 샌프란시스코 시장이 11월 16일을 '앙드레 김의 날'로 선포하기도 했고, 2000년에는 프랑스 4대 장관급 훈장 중 하나인 예술문화훈장을 받았다.
1992년 이른바 ‘옷로비 사건’ 에 연루되어 국회청문회에서 본명(김봉남)이 알려지며 곤욕을 치르기도 했다. 특히 흰 옷만 입는 패션과 외국어를 섞은 어눌한 말투 등 독특한 말과 행동 등으로 종종 TV 프로그램의 단골 소재가 되는 등 연예인 못지 않은 대중적 인기를 누리기도 했다.
유족으로는 1982년 입양한 아들 김중도 씨(30)가 있다. 빈소는 서울대병원 영안실(1호실)에 마련됐으며 발인은 15일 오전 6시, 장지는 천안 공원묘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