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박용근, 수원=허필숙 기자 2010.06.13 18:31:03
12번째 선수인 붉은 악마들은 붉은색 티셔츠와 태극기로 한껏 치장했다. 양손에는 응원막대기를 들고 머리에는 귀여운 뿔을 달았다. “대한민국”을 연호하는 모습은 2002년 뜨거웠던 6월을 닮았다.
경기가 시작되자 인천월드컵주경기장에 모인 사람들의 시선은 한 곳으로 모였다. 전반 5분 이정수 선수의 첫 골이 골네트를 가르자 사람들은 환호성을 내지르며 하나가 됐다. 누구랄 것도 없이 있는 그대로를 즐겼다. 시종일관 우세한 경기를 펼친 태극전사들의 모습을 지켜보던 시민들의 얼굴에는 환한 미소가 흘렀다.
후반전이 시작되자마자 박지성의 단독 드리블에 이은 멋진 골이 터졌다. 붉은악마들은 열광했다. 결과는 2대0. 대한민국이 완승을 거두자 남녀노소 가릴 것 없이 즐거워했다.
송영길 인천시장 당선자는 거리 응원전에 참석해 “대한민국의 저력을 보여준 한판승”이라며 “이번에는 국민의 염원을 담아 국가대표 선수들이 큰일을 해 낼 것 같다”고 말했다.
송도고등학교에 재학중인 박이준 학생은 “친구들과 어렵게 마지막 추억을 만들기 위해서 응원을 나왔는데, 지성이 형이 골을 넣어서 너무 기분이 좋다”며 “좋은 추억을 만들고 갈 수 있어서 너무 행복하다”고 말했다.
가족과 함께 인천월드컵주경기장을 찾은 시민 김성철(35)씨는 “비가 내리는 날씨에도 이곳을 찾은 이유는 2002년의 감동을 다시 느끼기 위해서다”라며 “4년동안 기다렸는데, 대한민국이 완승을 거둬 너무 행복하다”며 즐거워했다.
부천에 사는 이양호(46)씨는 “가족들과 함께 인천월드컵주경기장을 찾아오니 2002년의 감동을 다시 느낄수 있을 것 같다”며 “이번에도 꼭 2002년 월드컵과 같은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는 발판을 만들었다”며 좋은 성적을 기대했다.
친구들과 함께 거리응원에 나선 이미선(22)씨는 “비가 많이 내릴까 걱정했지만 다행히 비가 그쳤다”면서 “즐거운 마음으로 응원을 하는 만큼 좋은 결과가 나와 친구들과 맥주한잔 해야겠다”고 말했다.
가족과 함께 이곳을 찾은 이동선(34)씨는 “승리의 소식을 직접 보니 심장이 두근두근 거린다”면서 “승리의 함성을 듣고 있으니 2002년 월드컵에 다시 돌아온 기분이 든다”고 즐거워 했다.
한편, 인천월드컵주경기장에는 3만여명의 시민의 모여 승리의 기쁨을 나눴으며 경찰은 320여명의 경력을 곳곳에 배치해 만일의 사태에 대비했다.
◆경기도민 15만여명 거리로
대한민국이 첫 상대 그리스를 2대0으로 격파한 12일, 경기도민 15만여 명도 거리로 나와 열띤 응원전을 펼쳤다.
이날 수원 월드컵경기장에는 2만5000여 명의 시민들이 모여 도심이 떠나갈 듯 “대∼한민국”을 외쳐댔다. 경기도한의사회가 월드컵경기장 밖에서 응원하는 시민들을 위해 제공한 ‘대추차’가 효험을 발휘한 듯 힘찬 응원이었다.
2만1000석 규모의 성남 종합운동장도 붉은 물결로 가득 찼다. 가로 18m, 세로 8m의 대형스크린을 통해 선수들의 모습이 비출 때 마다 시민들은 선수들의 이름를 부르며 환호했다. 전반 7분 이정수가 오른발 슛을 성공시키자 시민들은 기쁨에 뛰어 오르고 ‘오~대한민국 승리의 함성’ 노래를 불렀다.
응원에 참여한 강명수(32)씨는 “비가 와 솔직히 응원장에 가기를 꺼렸는데 이렇게 골이 터지니 즐겁다”며 “또 한 번 국민이 하나가 된 것 같아 기쁘다”고 말했다.
광명시 스피돔도 1만여 명의 시민들이 응원을 위해 찾았고 안산시와 스타디움도 붉은 옷을 입은 1만여 관중들로 넘실댔다.
박지성 선수의 추가골로 그리스와의 대결이 2 대 0으로 마무리되자 의왕시청 주차장내 마련된 응원장을 찾은 2000여 시민, 시흥시 은행단지 차없는 거리 등을 가득 메운 3000여 시민들은 승리의 기쁨에 서로를 얼싸 안았다. 일부 시민들은 감격에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같은 시각 용인시 공설운동장, 오산시 시청광장, 군포시청내 야외공연장, 화성 전곡항 등에 마련된 응원장을 찾은 2만여 시민들도 모두 하나가 됐다. 시민 정용대(43)씨는 “모처럼 가족과 함께 시간보내 좋고, 우리선수 응원한 것도 좋고, 이겨서 무엇 보다 좋다”며 “앞으로 남은 경기도 승리로 이끌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